권봉석 사장이 LG전자 대표이사 2년차를 맞이했다.
권 사장은 LG전자 TV사업에서 삼성전자 등 경쟁자를 맞아 험난한 주도권 다툼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기둥인 생활가전사업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임한솔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인물 중심 기업 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TV나 생활가전분야에서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임한솔(이하 임)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입니다.
곽 : 네. 임한솔 기자.
권봉석 사장은 올레드TV를 LG전자 TV사업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등 올레드TV를 위협하는 새로운 경쟁자가 많아져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올레드TV가 무엇인지, 그리고 경쟁사들은 어떤 기술로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합니다.
◆ LG전자 올레드TV 적수 많아, 권봉석 대책 강구해야
임 : 먼저 올레드TV가 무엇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존 LCDTV는 패널 뒤쪽에 빛을 주기 위한 조명이 필요했는데 올레드TV는 화소 하나하나가 빛을 내기 때문에 조명이 없어도 화면을 표시할 수 있는 자발광TV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얇은 제품인데도 더 나은 화질과 더 높은 명암비를 보여주고 특히 검은색 표현에 있어서는 올레드TV가 가장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올레드TV에서는 LG전자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곽 : 그러니까 LG전자가 자발광 TV를 꽉 잡고 있다는 소리군요.
그런데 그동안 자발광 TV에 별로 관심이 없던 삼성전자가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던데요.
임 : 네. 삼성전자는 기존에 LCDTV만 판매했습니다. 프리미엄 LCDTV에는 QLEDTV라고 이름을 붙였죠.
하지만 최근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퀀텀닷(QD)디스플레이 기반의 자발광TV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곽 : 퀀텀닷디스플레이, 말이 좀 어려운데요.
임 : 쉽게 말하자면 올레드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입니다.
무기물질인 퀀텀닷소재를 활용해 유기물을 활용하는 올레드보다 수명이 더 길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곽 :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자발광TV가 LG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임 : 먼저 가격적으로 경쟁기업을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현재 LG전자 올레드TV 평균 판매가격은 218만 원 수준으로 세계 LCDTV 평균 판매가격의 4.6배에 이릅니다.
프리미엄TV라는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거죠.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발광 TV시장에 진입하면 LG전자 올레드TV는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경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곽 :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15년 연속 세계 TV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죠.
이런 점이 기존 올레드TV, 자발광TV 제조사들보다 LG전자에 더 위협적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권봉석 사장이 올레드TV 가격전략을 어떻게 세워가야 할지 머리가 복잡하겠네요.
임 : 물론 삼성전자의 자발광 TV가 언제 나올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문제는 이밖에도 여러 신제품이 LG전자 올레드TV에 도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니LEDTV가 대표적입니다.
곽 : 아니, 미니LEDTV는 또 뭔가요?
임 : 아까 LCDTV는 화면 뒤쪽에 조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는데요. 조명에는 대체로 LED가 사용됩니다.
미니LEDTV는 이 조명을 기존보다 훨씬 작은 LED소자로 대체해서 명암비를 좀 더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입니다.
곽 : 들어보니까 미니LEDTV는 기존 LCDTV보다는 비싸고 올레드TV 같은 자발광TV보다는 저렴할 것 같은데요.
LCDTV보다 좋은 화질을 원하면서도 올레드TV의 높은 가격은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미니LEDTV는 어느 기업에서 나오나요?
임 : 일단 TCL, 샤오미 같은 중국기업에서 먼저 선보였고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LCDTV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미니LEDTV를 계획해 올해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곽 : 삼성전자는 그렇다치고, LG전자도 미니LEDTV를 내놓는다고요? 올레드TV와 자기잠식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임 : LG전자는 올레드TV만의 장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 사장으로서는 마케팅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신제품인 미니LEDTV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올레드TV에는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하거든요.
특히 삼성전자도 비슷한 시기 미니LEDTV를 내놓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니LEDTV 공략에 소홀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곽 : 그래도 올레드TV에서는 LG전자가 지위가 탄탄하니까 걱정이 덜하지 않을까요?
임 : 일단 LG전자 올레드TV 판매량 자체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200만 대를 넘었는데요.
다만 경쟁사들도 점점 LG전자 못지않은 기술을 선보이고 있어 방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샤오미 같은 경우는 최근에 투명 올레드TV를 상용화했거든요. 투명 올레드TV를 시장에 내놓은 건 샤오미가 처음입니다.
곽 : 결국 올레드TV 자체의 성능 외에도 가격이나 마케팅 같은 전략적 부분에서 사업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거군요.
전략 하면 또 권 사장이 떠오르게 되는데요. 권 사장은 LG전자에서 ‘전략가’로 통한다죠?
임 : 맞습니다. 기술과 마케팅, 현장감각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올해로 LG전자 대표 2년차를 맞지만 이전에는 TV사업을 맡기도 했습니다. LG전자 올레드TV가 처음 나온 뒤부터 꾸준히 대중화를 추진해 가격을 낮추고 라인업을 확대했죠.
권 사장이 오늘날 LG전자 올레드TV 성공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권봉석 LG전자 생활가전에 소비자 취향 입혀, 로봇사업도 성큼
곽 : 사실 LG전자에 관해서 이야기하자면 생활가전을 빼놓을 수가 없죠? 지난해 실적이 엄청났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임 : LG전자가 작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었는데 생활가전에서만 2조3천억 원 정도를 거뒀죠.
사실상 생활가전이 LG전자 실적의 기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곽 : 생활가전 하면 주로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같은 백색가전을 주로 떠올리죠. LG전자 생활가전 매출도 이런 제품들에서 주로 나올 거고요.
그런데
권봉석 사장이 대표가 된 뒤로 LG전자가 백색가전만 고집하는 대신 조금 독특한 제품들에 신경을 쓰고 있다던데요.
임 : 일단 최근에 상용화된 제품을 보면 입에 걸치는 휴대용 공기청정기가 출시됐습니다.
곽 : 공기청정기를 입에 걸친다고요? 마스크 모양을 말하는 건가요?
임 : 네. LG전자는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나오지 않았고 해외에 먼저 판매되고 있습니다.
곽 : 공기도 안 좋고 코로나19 걱정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인기가 많을 것 같아요. 다른 이색 제품들은 또 어떤 게 있습니까?
임 : 집에서 맥주를 만드는 수제맥주제조기 홈브루가 이미 판매되고 있고요. 최근에는 전시회에서 식물재배기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또 빨래를 대신 개어 주는 기계도 LG전자에서 개발되고 있다고 하네요.
곽 : 듣기만 해도 어떤 모습일지,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권 사장은 왜 이런 제품들을 사업전략에 포함시킨 걸까요?
임 : 일단 예전과 달리 소비자 취향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면서 생활가전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는 일이 중요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모든 사람이 원하지 않더라도 특정 소비자는 반드시 사는 제품, 이런 개개인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권봉석 사장도 소위 LG팬덤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이런 고객가치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곽 : 하지만 새로운 가전을 통해 고객가치를 높인다는 건 너무 어렵고 위험부담이 큰 일 같은데요.
기존 가전에서도 변화를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LG전자도 이런 부분을 당연히 알고 있을 텐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임 : LG전자는 일단 가전의 디자인에서부터 변화를 주고 있는데요, 지난해 10월 새로운 브랜드 오브제컬렉션을 출범했습니다.
이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이 제품 재질과 색상을 변경하도록 만들었다는 거죠.
곽 : 주어진 가전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아니라 집안 인테리어에 맞춰 가전을 바꿀 수 있게 된 거군요.
임 : 네. LG전자는 이런 장점을 내세워서 올해부터 오브제컬렉션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곽 : 권 사장의 맞춤형 가전 전략이 과연 성공할지 기대가 되네요.
그런데 LG전자가 요즘 로봇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던데 어느 정도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나요?
임 : LG전자 로봇은 청소하는 로봇, 음식을 운반하는 로봇, 배달로봇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이런 로봇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장소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데 그쳤는데요.
최근에는 정식으로 기업을 상대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병원이나 리조트, 편의점, 일반 건물 등 여러 곳에서 사용된다고 하네요.
또 해외시장으로도 판로가 넓어지고 있죠. 올해부터 미국에 자율주행 살균로봇을 출시한다고 합니다.
곽 : 가전기업으로 여겨지던 LG전자가 로봇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니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임 : 로봇 중에서도 정확하게는 서비스로봇이 LG전자의 전문분야입니다. 권 사장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로봇이 수익성 있는 사업이라고 봅니다.
곽 : 주력사업인 생활가전에 변화가 생기고 로봇사업도 슬슬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권 사장이 이렇게 신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는 모바일사업 부진의 영향이 없지 않을 것 같은데요.
임 : 일단 수익성 측면에서 모바일을 대신할 사업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LG전자 모바일사업은 지난해까지 5조 원 규모의 누적 적자를 봤습니다. 권 사장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곽 : 최선의 선택이라는 건 아무래도 사업 축소나 매각 등을 의미하는 거겠죠.
권 사장은 모바일사업의 방향을 고민하는 동시에 생활가전이나 전장, 로봇 같은 다른 사업들로 스마트폰사업의 빈자리를 메워야 합니다.
대표 2년차의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이네요.
전략가 권 사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CEO톡톡
권봉석 사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