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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선거에 던져진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박형준 대세론 균열낼까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3-10 16: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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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 국민의힘 후보가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이라는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특혜분양 리스트 명단에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이 대거 포함된 만큼 선거 판세를 뒤흔들 수도 있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부산선거에 던져진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박형준 대세론 균열낼까
▲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왼쪽)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

1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엘시티 특혜의혹과 관련한 공방을 이어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혜 분양 리스트 의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불법 투기사건에 버금가는 사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리스트에 올라 있는 정관계 인사가 누구인지, 왜 리스트에 올랐는지 경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국민의힘 정치인과 당직자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철저히 조사하고 문제가 있다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엘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며 “엘시티 특혜분양 명단을 공개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사하라”고 적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런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파장 차단에 힘썼다. 특히 선거판에 영향을 미치까 경계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산 국회의원을 전수조사했지만 야당 의원 가운데 특혜분양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특혜분양 리스트라고 돌아다니는 것은 신뢰할 수 없는 가짜 리스트”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가짜뉴스에 편승하는 김영춘 후보는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부산시당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김 후보는 20대 국회의원이었던 배덕광 전 의원을 지칭한 것이고 배 전 의원은 엘시티 관련 혐의로 징역 5년 실형이 확정됐다”며 “무엇이 가짜란 것인가. 국어 공부부터 다시 하라”고 되받아쳤다.

엘시티사건은 부산 해운대에 들어선 호텔, 레지던스 호텔, 주상복합 아파트가 모여 있는 초고층 대규모 단지인 ‘엘시티 더샵’ 인허가를 둘러싼 금품비리사건이다. 이 사건에 연루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배덕광 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의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당시 엘시티사건은 유력 인사들이 인허가 과정에서 뒷돈을 받았다는 내용에 한정됐다. 이번에 새로 제기된 의혹은 전직 국회의원과 검사장, 법원장, 기업인 등 100여명이 특혜분양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의혹은 엘시티 분양 과정에서 특혜분양 리스트가 있었다는 진정서가 부산경찰청이 접수되면서 재점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부산참여연대는 검찰이 공소시효를 3일 남겨둔 시점에 엘시티 특혜분양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며 검찰의 부실수사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경찰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권 행사에 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수사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특혜분양 의혹을 수사해 일부라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부산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란이 되는 특혜분양 리스트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엘시티사건이 이전 정권에서 일어났기에 국민의힘쪽 인물이 얽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검찰 부실수사 의혹이 다시 불거지기라도 하면 여권의 검찰개혁 명분에도 더욱 힘이 실린다. ‘정권심판’ 여론도 ‘야당심판’으로 돌아선다면 부산시장선거뿐 아니라 서울시장선거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수사로 혐의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데다 여권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의혹 사태로 곤란을 겪고 있는 만큼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이 선거판세에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부산시장 선거에서 형성되고 있는 박형준 대세론이 꺽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형준 후보는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나왔지만 지지율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박형준 후보는 여전히 김영춘 후보를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앞서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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