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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LG디스플레이 생산 앞에 안전 놓다, 정호영 대책 초강수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03-02 12: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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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영성과도 결코 생명과 안전을 소홀히 할 만큼 중요하진 않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생산보다 안전을 우선하는 안전관리대책을 내놓으며 한 말이다.
 
[오늘Who] LG디스플레이 생산 앞에 안전 놓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72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호영</a> 대책 초강수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최근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제조업을 포함해 산업계 전반적으로 안전사고가 잦아 사회적으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전사고를 유발한 기업을 처벌하는 법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서 최근 일어났던 안전사고는 비교적 작은 피해를 냈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정 사장이 어느 때보다도 강도 높은 안전대책을 추진하는 이유다.

2일 LG디스플레이는 안전사고 근절을 목표로 '4대 안전관리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정밀 안전진단, 위험작업 내재화, 안전환경 전문인력 육성 등 앞서 정 사장이 2월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참석해 약속했던 내용이 대부분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안전대책은 안전조직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최고안전환경책임자는 안전과 관련해 필요할 때 작업의 중지나 생산시설의 가동 중지 등을 지시할 수 있다. 안전에 한해서는 CEO 수준의 권한을 행사하는 셈이다.

세계적 디스플레이기업의 수장인 정 사장이 안전 책임자에게 생산시설 가동을 좌우하는 권한을 맡기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24시간 공장이 가동돼야 하는 업종이다.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청정실(클린룸) 등 제품 생산을 위해 조성한 생산환경을 다시 맞추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첨단공장의 생산 지연은 막대한 손해로 연결된다. 2018년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은 단 30분 정전된 사고로 손실 500억 원가량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사장은 단기간의 경영실적을 우려하다 가장 중요한 구성원의 생명을 위협하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소탐대실(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며 "LG디스플레이 및 협력사 직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경영활동의 필수적 전제이자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다"며 “엄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안전관리 수준의 근본적 혁신을 반드시 이뤄가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의 이런 결단에는 최근 LG디스플레이 화학물질 유출사고를 두고 안전관리가 생산보다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정관계의 지적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LG디스플레이에 나름대로의 산업안전 관리체계가 있지만 안전부서의 생산부서에 관한 감시통제시스템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안전부서가 안전을 위해 생산부서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LG디스플레이에 “형식적, 보여주기식 안전조치가 아니라 정말로 예방이 최선이 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사고의 근본원인도 정 사장이 짚고 넘어가야 하는 대목이다.

1월13일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배관 연결작업이 진행되던 중 화학물질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이 유출돼 노동자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정 사장은 사고와 관련해 작업 전 유독물질 밸브를 왜 잠그지 않았는지, 밸브를 잠그지 않은 상태에서 왜 배관을 해체했는지, 배관을 해체하는 작업 중 왜 보호장비를 입지 않았는지 등 3가지 의문점을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오늘Who] LG디스플레이 생산 앞에 안전 놓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72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호영</a> 대책 초강수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2월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말하고 있다. <국회방송>

정 사장은 청문회에 참석해 “내부자료나 내부진술을 100% 진실이라고 믿을 수 없다”며 “협력업체 진술과 자료 정황을 통해 노동부나 제3자가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은 2015년에도 화학물질 유출로 인한 사망사고를 겪었다. 2017년에는 설비를 점검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에서도 2020년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해 부상자가 나왔다.

이런 사고들이 다시 일어나면 LG디스플레이의 향후 경영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와 법인은 중대재해로 인한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또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징역이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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