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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 하락 막을 수 있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1-08 14: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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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 하락 막을 수 있나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열린 201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계속 뒷걸음질하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주력 모델의 신차를 연이어 출시했다. ‘안티 현대차’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소비자와 소통도 강화했고 품질과 성능 개선에도 힘썼다.

그 결과 내수 판매량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점유율은 떨어졌다. 수입차가 워낙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올해 내수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까?

◆ 무서운 수입차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15년 내수 점유율 67.7%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2년 74.6%, 2013년 71.4%로 해마다 줄었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70%대 아래로 무너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내수에서 2014년보다 판매량을 4.2% 늘렸다. 기아차도 내수 판매량을 무려 13.4%나 늘렸다.

하지만 수입차의 성장세가 워낙 가팔랐다.
 


수입차는 지난해 모두 24만4천여 대 팔려 2014년보다 판매량이 24.2% 급증했다.

수입차는 지난해 배출가스량 조작, 시동 꺼짐, 화재 등 끊임없이 이어졌던 각종 악재에도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량 조작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그 여파가 채 한달도 가지 않았다.

폴크스바겐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큰 폭으로 줄었지만 11월 바로 회복됐다.

국산차보다 높은 수입차의 부품비와 공임비 문제도 꾸준히 지적되지만 판매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고 있다.

◆ 현대기아차, 올해 주력 차종 없어 고전할 듯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내수에서 점유율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많은 주력차종이 연이어 출시됐지만 올해는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릴 신차가 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 하락 막을 수 있나  
▲ 양웅철(오른쪽) 현대차 부회장과 곽진 현대차 부사장이 2015년 9월9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형 아반떼의 공식 출시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신형 투싼과 신형 아반떼를, 기아차는 신형 K5와 신형 스포티지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 차종들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각각 대표하는 모델이다. 준중형과 중형급으로 내수에서 가장 두터운 수요층을 보유하고 있는 차종들이다.

이 차종들은 지난해 제몫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올해 신차효과가 시들해질 경우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올해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를 시작으로 하반기 신형 i30를 출시한다. 신형 그랜저도 이르면 올해 안에 내놓는다.

기아차도 상반기 신형 K7과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과 친환경 전용차 니로도 출시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인 EQ900도 지난해 12월 말부터 출고되기 시작했고 올해 기존 제네시스의 후속 모델인 G80도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 준대형 이상의 차급으로 판매량 자체가 많지 않은 차종이다. 국내 친환경차시장도 아직 크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나올 신차들이 지난해처럼 현대기아차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점유율 하락은 대세라는 지적도

수입차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대기아차가 점유율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퍼져있는 ‘안티 현대차’ 정서를 달래기 위해 소통을 늘리고 품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입차시장이 커지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다양한 노력이 점유율의 하락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도로에서 수입차와 국산차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시기가 오고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수입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면서 미국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차의 가격이 인하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 하락 막을 수 있나  
▲ 현대차 아이오닉.
포드나 크라이슬러 등 미국 브랜드뿐 아니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토요타, 인피니티 등 독일과 일본 브랜드도 미국 공장에서 차를 생산한다.

한국과 EU의 FTA에 따라 유럽산 1500cc 이하 자동차도 7월1일부터 관세가 사라진다. 2014년 7월1일부터 배기량 1500cc 이상 자동차의 관세가 철폐된 데 이어 소형차의 관세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수입차회사들도 수입차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며 공격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부터 소형차까지 다양한 신차를 내놓고 가격할인과 무이자 할부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해 수입차시장이 지난해보다 8.5% 증가한 25만5천여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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