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월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국면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동안 저희가 서울시장 선거에 관한 얘기를 했는데 이번엔 부산시장 선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와 야권의 부산시장 경쟁구도에 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류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입니다.
곽 : 4월 재보궐선거는 내년 대선 전에 치러지고 그 결과가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아요.
국민의힘으로서는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연전연패의 분위기를 뒤집고 대선의 승리를 노려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떤 인물이 나오는지도 중요하겠죠? 누가 나왔고 현재까지 누가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나요.
류 :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자대결이나 가상 양자대결에서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높은 것 같은데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부산에사는 18세 이상 유권자 827명을 대상으로 부산시장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의 박형준 교수가 34.6%, 민주당의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17.0%, 이언주 전 의원 12.1%, 최지은 민주당 국제대변인 6.6%, 박성훈 전 부시장 4.5%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여야에서 가장 적합도가 높은 박형준 대 김영춘 양자대결에서는 박 교수가 51.6%, 김 전 사무총장 27.4%로 나왔습니다.
곽 : 초반 격차가 꽤 벌어져 있는 것 같은데 민주당이 쉽지는 않겠어요.
류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민주당이 쉽지 않은 싸움인 것은 맞지만 지금 흐름을 보면 반드시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해 볼만한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민주당과 관련된 상황은 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 박형준 확장성 무기로 대세론 굳히나, 리스크 관리가 관건
곽 : 그럼 박형준 교수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국민의힘의 부산시장 주요 후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류 : 그동안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줄곧 국민의힘 후보가 앞서 있지 않았습니까. 경선이 과열되기 쉬운 상황인거죠.
경선에서 승리하면 본선은 ‘따논 당상’이라는 인식이 있었을 거에요. 그러다보니 국민의힘에서 후보들도 많이 나왔고요. 각 후보 사이 경쟁도 더 치열해지는 거죠.
국민의힘 깃발 들고 나가면 민주당에서 누가 나와도 승산 있다고 생각하니 일단 경선에서 이기고 보자 하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곽 :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이 될 수도 있겠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두 후보인 박형준 교수에게 국민의힘 경선 경쟁자들의 공격이 집중되는 분위기고요.
류 : 박 교수의 강점은 중도 확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본인도 스스로를 ‘확장성 있는 후보’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부산이 보수 우세인 영남에 있지만 도시라는 특성과 타지역 출신이 많다는 점, 문재인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는 점에서 TK나 PK의 지방 분위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보수 지지층이 약간 더 많을 수는 있어도 진보나 중도층 역시 만만치 않다는 건데요.
그래서 중도 확장성 있는 인물, 가장 경쟁력 높은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것을 박 교수가 내세우고 있는 거죠.
박 교수는 보수진영 안에서 ‘친이명박계’로 꼽힙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친박근혜계와는 악연이 있습니다.
박 교수가 유명세와 비교해 국회의원 당선된 횟수는 한번뿐인 점도 특이한데요.
2004년 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부산 수영구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4년 뒤 18대 총선에서는 친박 무소속 유재중 전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습니다. 그러부터 4년 뒤에는 친박계가 당권을 잡고 있던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고요.
그러다 보니 정치권 밖의 야인 생활이 길었는데 19대 국회 후반기에 정의화 국회의장 시절 국회 사무총장을 한 뒤 약 4년 동안 정치권 밖에 있었습니다.
그래도 TV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했습니다. JTBC 썰전, KBS 정치합시다 등에 나와서 얼굴을 알렸는데요. 그래서인지 비교적 대중에게 친숙하다는 점은 정치인으로서 강점이 될 것 같습니다.
곽 : 인지도가 높고 온건하고 합리적이란 이미지가 있어 중도 확장성이 있다는 점 등이 강점으로 보이는데요.
앞에서도 살펴봤지만 이런 강점이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반영이 돼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가장 앞서고 있거든요. 다자대결, 민주당 후보와 양자대결, 야권 적합도 모두 앞서나가는 상황이고 후발주자와 격차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관건은 리스크 관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류 : 네. 민주당 후보들은 물론 당내 경선 경쟁자들도 일제히 박 교수를 공격하고 있는데요. 이언주 전 의원은 민주당이 박형준 엑스파일을 확보했다는 소문을 꺼내기도 했고요. 그뿐 아니라 박 교수가 무고를 교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박 교수가 2012년 총선 때 무소속 후보로 부산 수영구에 출마했을 때 경쟁상대인 유재중 전 의원을 공격하기 위해 한 여성으로 하여금 유재중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는 겁니다. 법정 공방을 통해 유 전 의원은 무죄, 이 여성은 징역형을 받았는데요.
물론 박 교수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고요.
이뿐 아니라 박 교수가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참패의 책임이 있다는 공격도 합니다.
이런 공격뿐 아니라 부산시장후보들 사이에서 경선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현재 100% 여론조사로 진행하기로 한 경선룰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현재 예비 경선에서는 당원 20%, 여론조사 80%, 본 경선에서는 여론조사 100%로 경선 룰이 정해졌는데 박형준 교수는 여기에 찬성하는 반면 이언주 전 의원을 비롯한 다른 예비후보들은 당원을 소외시킨다거나 역선택이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곽 : 박 교수가 국민의힘 지지층 밖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어요.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상황이 국민의힘의 경선 경쟁구도만 놓고 보면 박 교수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국민의힘에서 누가 나와도 이긴다면 후보들끼리 더 치고 박고 싸울 가능성도 높고 당원들이나 일반 국민들도 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을 덜 중요하게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민주당이 꽤 만만치 않아 보이면 당 지도부도 후보들끼리 상처를 낼 수 있는 네거티브는 절대 못하게 막겠죠. 당원이나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기는 후보에게 몰아줘야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거란 말이죠.
아무튼 아직까지는 박 교수가 공격을 잘 방어하고 있는 것 같아요. 끝까지 잘 막아내고 경선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보수 여전사 이언주, 중도 확장 약점 극복하고 부산 안착 성공할까
곽 : 이언주 전 의원도 살펴볼까요?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이 전 의원도 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요. 하지만 박형준 교수와는 또 격차가 작지 않은 것 같아요.
‘보수 여전사’ 이미지를 만들고 또 그걸 자처하며 지지층을 쌓아 오기도 했던 것 같은데요. 그러다보니 콘크리트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 전 의원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중도 확장성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와요.
류 : 네. 이런 지적이 나오자 이 전 의원은 “얼마나 흠잡을 게 없으면 그런 모호한 이야기로 흠을 잡느냐”며 “비리나 사생활 의혹으로 흠잡을 게 없으니 실체 없는 모호한 이야기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도층은 민주당에 실망한 국민인데 그 실망한 분들은 원래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더 강하게 민주당에 분노하고 있다. 그 분들의 분노를 대변해 아주 강력하게 싸울 때 외연도 확장되는 것”이라며 보수 여전사로서 공격력이 중도 외연의 최선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또 “부산에서 정치를 하지도 않았던 사람이 현재 당내 적합도 2위를 하고 있는 결과가 확장성이 있음을 방증한다”며 “후보로 확정되면 엄청난 확장성을 보일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곽 : 그런데 이 전 의원이 한 말을 곱씹어보면 다 양면성이 있는 얘기에요.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반문’에 동조할 가능성은 있지만 걔중에는 강성 보수에 더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거든요.
이 전 의원이 부산에서 활동한 적이 없지만 당내 2위권 후보가 됐다는 점도 바꿔 말하면 그동안 부산을 위해 기여한 적도 없었는데 총선, 보궐선거에서 기회주의자처럼 부산에 둥지를 트는 것 가니냐고 비판 받을 수도 있어요.
민주당, 국민의당, 국민의힘을 거치는 등 진영을 옮겨 다닌 이력도 비판의 여지가 없지 않고요.
류 : 갈 길은 바쁜데 얼마 전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선거 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서 캠프 활동이 중단된 적이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방역지침을 위반해 과태료를 받았습니다.
곽 : 가뜩이나 코로나19에 민감한 시점인데 경선이나 본선 과정에 공격의 빌미를 만들었네요.
류 : 그렇긴 하지만 이 전 의원이 나름대로 전투력 있는 정치인이지 않습니까? 지금도 누구보다 파이팅이 넘치는 모습이거든요.
지금 야권에 이 전 의원 만한 전사도 잘 안 보이지 않습니까?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저력을 보여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봅니다.
게다가 이 전 의원이 박형준 교수보다 확실히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경선룰에서 여성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예비경선에서 20%, 본경선에서 10%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가산점이 없어도 예비경선은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본경선에서 이 전 의원이 선전한다면 여성 가산점이 당락을 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젊고 유능한 행정가 박성훈, 부산 정치권 다크호스로 떠오르다
곽 : 국민의힘 부산시장 선거에서 눈에 띄는 예비후보가 있는데요. 바로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입니다.
국민의힘 경선에 가산점 대상에는 여성 뿐 아니라 정치신인도 있거든요.
정치신인인 박성훈 전 부시장 역시 가산점의 수혜자입니다.
게다가 국민의힘 경선 룰에는 신인 트랙 제도도 있거든요. 예비 경선 과정에서 신인 1명은 반드시 본경선에 올린다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본선에 오를 가능성도 다른 후보들보다 높다고 볼 수 있겠죠?
류 : 네. 사실 박 전 부시장은 출마 선언 이전부터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계속 나왔거든요.
곽 : 어떤 점에서 정치권이 박 전 부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걸까요?
류 : 박 전 부시장은 오거돈 부산시장 때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왔습니다. 원래 기획재정부 출신인데 능력을 인정 받아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능력을 인정 받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료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이후 사법시험에도 합격했습니다.
법조계로 옮기지 않고 행정부에 남아 경제관료로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1971년 출생인데요. 뭐가 떠오르지 않으신가요?
곽 : 저희도 몇 차례 얘기했던 적이 있는 ‘70년대 출생 경제 전문가’가 생각나네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주자로 거론한 적이 있는 기준이죠.
나이가 젊으면서 경제를 잘 아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해서 한 때 70년대 출생 경제 전문가가 누가 있는지 찾아보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류 : 젊고 유능한 경제관료 경력이 있다는 점이 정치권에서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선거는 ‘생활정치’가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여야 사이의 첨예한 정치 논리보다는 내 삶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삶에 와 닿는 부분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유권자들의 마음이 쏠릴 수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행정경험이 풍부한 박 전 부시장 같은 인물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잠재력이 있는 셈이죠.
곽 : 박 전 부시장 얘기는 아니지만 지금 부산시장선거 판세에서 여야의 유력 주자로 꼽히는 박형준 교수와 김영춘 전 사무총장이 바로 행정경험 때문에 설전을 벌인 적이 있는데요.
김영춘 사무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박형준 교수를 두고 “국회의원을 했지만 행정경험이 없다”면서 박 교수가 내놓은 정책들을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박형준 교수는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낸 행정 경험이 있다며 김 전 사무총장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말을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행정경험을 놓고 다소 예민하게 반응한 것인데 그만큼 지자체장 선거에서 행정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내는 방증인 듯 합니다.
류 : 행정경험 측면에서 본다면 박성훈 전 부시장을 따라갈 만한 후보가 여야를 막론하고 많지 않은 것 같죠.
곽 : 굳이 따지자면 민주당 후보로 나오는 변성완 전 부시장 정도가 있겠네요. 부산시청에서 두 사람이 같이 일했잖아요. 경제부시장 행정부시장으로요.
류 : 부산 정가에서는 박성훈 전 부시장을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물밑 지원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서 의원은 본인이 부산시장을 지내기도 했고 부산에서 지지기반이 적지 않은 인물이거든요. 얼마전까지 유력한 부산시장후보로 거명되기도 했고요.
곽 : 그런 점에서 서 의원 같은 중진 정치인의 지원은 박 전 부시장에게 든든한 뒷받침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이런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아까 저희가 얘기했던 박형준 교수는 ‘친이명박계’고요. 서병수 의원 같은 정치인들은 ‘친박근혜계’란 말이죠.
지금 부산시장 경선구도에서 묘하게 친이 대 친박 대결 양상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과거 친이계였던 박형준 교수가 선두로 치고 나가니까 다른 후보들이 ‘반박형준’으로 연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요.
이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에 관해 박형준 교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박성훈 전 부시장은 비정치인 정치신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류 : 네. 그래서인지 박 전 부시장을 보면 다른 후보들보다 상당히 쿨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요즘 현장을 열심히 다니고 있는데 ‘남들 욕 좀 하지 마소’라는 말을 시민들에게 많이 듣는다. 선거 나온 사람들이 서로 싸워대는 모습이 보기 싫다는 말이다.
정책, 공약 준비하고 말하기도 바쁜 마당에 남 이야기에 시간을 쓸 생각도 없다. ‘정치의 속성이 원래 그런 거라고 하는 분도 있는데 진심으로 그런 정치는 하고 싶지 않다.“
◆ 민주당 가덕도신공항 승부수 띄워 역전 노린다, 김영춘 박인영 변성완 출격
류 : 그래서 국민의힘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기 전에 민주당 상황부터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 이낙연 가덕도신공항 방문해 김영춘, 박인영, 변성완과 사진 찍는 장면.
먼저 이 장면을 보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덕도신공항 부지에 방문해서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민주당 후보들과 기념촬영도 한 모습입니다.
유력후보인 김영춘 전 사무총장은 1호 공약으로 가덕도신공항의 첫 삽을 뜨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고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합니다.
반면 국민의힘 쪽을 보면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공항 하나 한다고 부산경제가 확 달라진다 생각하면 안된다”며 가덕도신공항에 다소 회의적 반응을 보였고요.
주호영 원내대표는 가덕도시공항 특별법은 “악선례가 될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곽 : 확실히 가덕도신공항을 놓고 두 당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아요.
류 :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PK에서는 찬성하지만 TK는 대구통합신공항의 수요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찬성하지 않거든요.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기반인 두 지역 사이에 이견이 있는 대목이죠.
그래서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도 태도를 정하기 어려운 거죠.
곽 : 국민의힘이 가덕도신공항에 머뭇거리는 데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겠죠. 자세한 얘기를 여기서 다룰 일은 아닌 것 같고요.
어쨌든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부산시민들이 바라고 있는 만큼 이걸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민주당이 먼저 가덕도신공항 이슈를 선점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뒤늦게 ‘우리도 사실 찬성이었어’라면서 숟가락을 얹어도 뒷북 치는 느낌만 있을 것 같아요.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으로서는 이걸 반대하기도 찬성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네요.
류 : 부산 민심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것 같은데요.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율을 살펴보겠습니다. 1월 3주차 주간집계를 보면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에서 1주 전보다 5.2%포인트 오른 31.3%, 국민의힘은 11.4%포인트 내린 28.7%로 집계됐습니다.
1월 1주차 주간집계에서 국민의힘이 38.8%, 민주당 21.3%로 국민의힘이 17.5%포인트 앞서기도 했는데 2주 만에 역전된 거죠.
곽 :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후보 경쟁력은 국민의힘 쪽이 앞서 있는 것 같으면서도 민심이 민주당 쪽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가덕도신공항 이슈가 부각될수록 이런 흐름도 더 커지겠어요.
지금 민주당 후보인 김영춘 전 사무총장은 자기 호를 ‘가덕’으로 하겠다는 말까지 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거든요. 가덕도신공항 이슈가 부산시장 선거 표심에 영향을 준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겠어요.
류 : 지금 민주당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꼽힙니다. 3선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데다 잠재적 대선주자로도 이름이 오르는 정치인입니다.
그밖에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하기로 했는데요.
묘하게 국민의힘 후보들과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우선 김영춘 전 사무총장과 마찬가지로 박형준 교수도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적이 있거든요. 둘이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가능성이 많고요.
민주당 박인영 시의원과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은 ‘여전사’의 면모를 보이며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민주당에서는 행정부시장으로 현재 시장 대행을 했던 변성완 전 부시장이 나오고 국민의힘에서는 변 전 부시장과 함께 부산시청에서 일했던 박성훈 전 경제부시장이 출마합니다.
곽 : 듣고 보니 묘하게 짝을 이뤘네요.
그런데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경선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민주당에서는 각 후보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원팀’ 느낌으로 가고 있는데 국민의힘 후보들은 서로 너무 싸우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을 당내에서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류 : 양 쪽에서 여전사 이미지를 지닌 박인영 시의원과 이언주 전 의원 얘기를 해볼까요?
박 시의원은 출마한다는 뜻을 밝힌 뒤 국민의힘의 유력 부산시장 후보인 박형준 교수를 저격하고 있어요. 처음 출마 기자회견을 할 때도 박형준 교수를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주역이지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찾아가서도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사람이 이명박. 그런 이명박 세력(박형준)에게 노무현의 꿈이 서린 부산을 내어줄 수 없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언주 전 의원도 여전사의 공격력을 같은 당 박형준 교수에게 쏟아 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국민의힘의 부산시장 선거 우세가 점쳐지니까 국민의힘의 경선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한데요.
경선이 너무 과열되면 당내 후보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잖아요.
더군다나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가덕도신공항 이슈는 부산의 여론 흐름 등을 보면 국민의힘이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곽 : 지금까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뛰는 주요 인물들에 관해 살펴보면서 대략적 분위기를 알아봤습니다.
앞으로 재보선 정국이 본격화할 텐데요. 채널후에서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에서 여러 인물들의 움직임들을 계속해서 따라가며 분석해 보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