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범보수세력을 아우르는 ‘보수 빅텐트’에 반문재인 세력이 뭉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 의원이 현재로서는 국민의힘 복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보수 빅텐트에 힘을 실으며 대통령선거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이 비상시국연대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통합에 힘을 보태며 반문의 목소리를 키워 나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공식 출범한 비상시국연대는 문재인 정권 타도를 위해 범보수세력이 단결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홍 의원은 10일 비상시국연대 연석회의에서 “보수우파진영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며 “보수우파진영의 사람들이 전부 모여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전부터 모든 보수세력이 뭉친 보수 빅텐트를 주장해 왔는데 비상시국연대는 그가 주장한 보수 빅텐트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는 단체다.
비록 홍 의원이 비상시국연대에서 대표직을 맡거나 전면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가장 높은 인지도와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비상시국연대의 의견을 정치권에 전달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려면 홍 의원과 같은 대선주자급 인물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야권 정당들은 비상시국연대에 참여하는 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비상시국연대의 공동대표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포함되기는 했지만 당 차원에서는 모두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시국연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뜻을 보였고 안 대표는 공동대표을 맡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나머지 공동대표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재오 전 의원,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등이다. 모두 정치일선에서 주목받는 인물들은 아니다.
다음 대선을 꿈꾸는 홍 의원으로서도 대선행보를 뒷받침할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무소속으로 머물고 있는 기간이 길어지며 자칫 대선 무대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호영 원내대표가 내 복당을 두고 당이 분열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며 “참으로 배은망덕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반문 연대를 명분으로 결성된 비상시국연대가 강성보수 색채의 세력집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국민의힘의 개혁을 주도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과는 근본적으로 결이 다르다는 시선도 나온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정규재 전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비상시국연대의 첫 연석회의에서 “시민단체와 국민의힘의 시국관이 너무 다르다”며 “이런 단체를 만들다 ‘김종인 좌파정당’을 합리화해 주는 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의원 역시 김 위원장의 개혁행보를 두고 ‘여당 2중대’라고 비난하며 보수의 적통을 자임해 왔다. 그런 만큼 뜻이 맞는 강성보수 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 비상시국연대와 선을 그으며 홍 의원의 복당에도 미온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상시국연대는 그 나름대로 할 일이 있고 당은 당대로 할 일이 있다”며 “주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참여한 게 아니라 개별적으로 다녀온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의원이 복당을 원하고 적극적으로 복당 요청을 하면 문호가 열릴 수는 있지만 그 시기나 방법은 당 내부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