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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마음 굳혔나, 조대식 의장 연임하고 부회장 보강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12-07 17: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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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을 통틀어 1명뿐이던 전문경영인 부회장을 2명이나 더 늘렸다. 

SK그룹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유임해 위상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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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실행을 위해 조직 운영에서 거버넌스 요소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한상공회의소 다음 회장을 맡아 대외활동이 늘어날 것을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자리잡고 있다.

7일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다음 회장을 수락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실린 최 회장의 의중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올해 SK그룹 임원인사에서 재계가 가장 주목한 대목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자리를 지킨 점이다.

조 의장은 앞서 2017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처음 선임된 뒤 2019년 유임됐고 2021년도 임원인사에서도 자리를 지키면서 앞으로 2년 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게 된다.

조 의장의 유임은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되면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그룹의 최고의사결정협의체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고 바라본다.

SK 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3연임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룹 체제에서 역할로 봐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을 평가하고 리드하는 그룹 2인자 역할을 하는데 그런 자리에 있는 조 의장이 3연임을 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사회적 가치부터 ESG경영까지 최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 대외활동 비중이 커지면 그룹 내부의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물인 셈이다.

대한상의는 전국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상공인 18만 명을 대변하는 경제단체다. 대한상의 회장이 수행해야 할 공식 직함만도 50여 개에 이른다.

조 의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전에 지주회사 SK의 대표를 맡아 SK바이오팜 등을 통해 그룹 바이오사업 역량을 키웠고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등 새 성장동력사업 발굴에 주도적 역할을 했었다는 점에서도 최 회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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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조 의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함께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의 전략위원회 위원장도 계속해서 맡게 된다.

SK그룹이 포스트 코로나19시대를 대비해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바이오 등 부문에서 새로운 먹거리사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데 힘을 싣고 있는 만큼 경영진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 16곳의 최고경영자들로 구성한 그룹 최고의사결정협의체다. 

최 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 힘을 실어준 것 외에도 그룹 경영에서 전문경영인집단의 역할을 강조한 의사결정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도 겸임하고 유정준 SKE&S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전문 경영인을 부회장도 늘어났다.

SK그룹에서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오너일가를 제외한 전문경영인 부회장은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뿐이었다.

올해 새롭게 부회장을 단 박정호 부회장, 유정준 부회장은 오랫동안 SK그룹에서 일하며 최 회장의 신임을 받아온 최측근 경영인이다.

최 회장은 올해 부회장 승진인사로 그룹의 현재 주력사업인 반도체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사업인 신재생에너지부분에 가장 믿는 ‘장수’들을 전진배치한 셈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다음 회장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최 회장도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 오너들의 모임을 주도하는 등 재계 맏형으로 역할을 보이고 다양한 자리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ESG경영을 SK그룹 외부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추대를 받아들일 가능성을 높였다.

최 회장은 10월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인문가치포럼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기업도 이제는 사회의 일원으로 다양성과 공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저 역시 기업인으로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고민하고 적극 실천해가겠다”고 말했다. 

12월 들어서는 도쿄포럼, 베이징포럼 등의 개막연설을 통해 기업의 ESG경영을 유도하는 보상제도를 만드는 등 시스템적 부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관례상 서울상의 회장이 겸직한다. 서울상의는 올해 말이나 2021년 초 의원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추대하고 2월 말 총회에서 공식 선출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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