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계열사가 글로벌 투자금융(IB) 분야에서 힘을 합치는 협업조직인 GIB부문 매트릭스가 코로나19 사태에 신한금융의 실적 타격을 방어하는 효자 역할로 자리잡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글로벌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GIB부문의 성장세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인력 보강과 조직개편 등으로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GIB부문의 글로벌 신시장 개척과 수익 다변화를 통해 해외 투자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생명 등 대부분 계열사가 어려운 사업환경에 놓여 이자이익과 소매금융분야에 실적을 의존하기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GIB부문은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가 인수금융 주선과 대체투자 등 글로벌 투자금융업무에 힘을 합쳐 경쟁력을 높이고 서로 시너지를 내는 일을 추진하는 협업조직이다.
한 계열사가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다른 계열사가 후순위로 참여해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로 그룹 차원의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영업 능력을 하나로 합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용병 회장은 이른 시일에 진행될 연말인사와 조직개편에서 GIB부문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력 보강과 조직개편 등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GIB부문에 참여하는 신한금융 계열사 수를 현재보다 더 늘리거나 GIB부문 내부에 벤처투자와 같은 유망 분야 전문조직을 강화하는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 GIB부문이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이 코로나19 이후 시대 사업체질 변화 과정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는 지원도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GIB부문 등 투자금융분야를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신한금융이 GIB부문을 통해 거둔 영업이익은 649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증가했다.
조 회장의 취임 첫 해인 2017년 연간 GIB부문 영업이익이 3028억 원에 그쳤는데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조 회장은 2017년 신한금융그룹에 매트릭스체계를 처음 도입하며 "신한금융의 미래는 은행 이자이익이 아닌 자본시장에 있다"는 확신을 앞세워 GIB부문 육성에 주력해 왔다.
이런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저금리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결국 조 회장의 GIB부문 육성 노력으로 선견지명을 보인 셈이다.
신한금융은 결과적으로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사상 최고 누적 순이익을 내면서 코로나19 사태에 실적 타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GIB부문에 참여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과 신한생명 등 계열사는 모두 본업에 의존을 낮추고 투자금융분야 사업을 강화하는 변화가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
신한은행은 저금리와 정부 대출규제 강화로 이자이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사태 여파로 당분간 투자상품 판매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신한생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험 대면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신한캐피탈은 최근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 전환 계획을 내놓은 만큼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결국 GIB부문에 참여하고 있는 계열사들도 적극적으로 투자금융분야 역량 강화에 주력해 힘을 합칠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 GIB부문은 최근 미국 제조업체에 1억2천만 달러 규모 인수금융을 주선하고 글로벌 투자은행과 함께 네슬레 일부 사업부문 인수금융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은 세계 각국 금융중심지에 GIB데스크를 설치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등 글로벌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로 확보한 투자 재원을 적극 활용해 자본시장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부문에서 수익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