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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요구 갈수록 높아져, 국민의힘이 길 열어주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11-05 15: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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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531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철수</a> 서울시장 출마 요구 갈수록 높아져, 국민의힘이 길 열어주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숙, 서정숙 의원실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극복' 정책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서울시장선거와 대통령선거를 놓고 정치적 진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에서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서주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와 보궐선거에서 힘을 합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주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 단일후보 가능성이 높다면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서 사회자가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닌 것 아니냐’고 묻자 “제로와 무조건은 지금 정치지도자들이 할 말이 아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대표는 그동안 서울시장 도전에 관심 없다는 뜻을 보였지만 보수야권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서울시장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안 대표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치러진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한 만큼 안 대표와 같은 대선주자급 인물을 내세워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내년 선거의 결과는 그 다음해인 2022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민의힘으로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승부다.

국민의당에서도 내심 안 대표가 야권 서울시장후보로 나서며 국민의힘과 합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민의당 의석 수 3석으로는 활동에 제약이 많은 만큼 당내 의원이나 당직자들이 제1야당으로 들어가기를 원하는 심리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부대변인이었던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원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안 대표가 세간의 기대와 걱정을 한 몸에 받음에도 스스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며 기회를 차버렸다”며 안 대표를 비판하고 탈당한 것도 국민의당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주 구의원은 “너희 당에 언제까지 있을거냐는 비참한 질문을 받으며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안 대표로서도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선거에 도전하는 게 크게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서울시장에 도전하면서 야권 연대를 꾀해 국민의힘에 뿌리를 내리고 서울시장 직무수행을 통해 대선에 도전할 만한 자질을 인정받으며 대선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문제는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이다.

먼저 안 대표가 내년에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2022년에 열리는 대선에 출마하기보다는 같은 해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많다. 서울시장을 1년도 안하고 대선에 도전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안 대표는 대선 도전을 위해 짧지 않은 기간인 6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해도 야권의 단일후보 경선과 본선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

만약 경선과 본선 하나라도 떨어진다면 안 대표는 정치적 상처를 입게 되고 대선 도전 가능성도 그만큼 희박해진다. '서울시장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이 무슨 대통령 선거냐'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경선규칙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안 대표가 당장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국민의힘의 기존 규칙에 따라 경선을 치르게 되면 당내 지지기반이 있는 기존 국민의힘 후보들을 넘지 못하고 경선에서부터 미끄러져 크게 체면을 구기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내년 서울시장 보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을 치를 때 당원 투표 비중을 낮추고 일반국민 투표 비중을 높이는 방식을 논의하는 것은 안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은 4일 마포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좋은 후보 선정 특별초청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부적으로 시민들의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고 당원들에게 선택권을 주되 당원 반영 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 국민경선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시민후보’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시민후보는 2011년 정치권 밖에 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야권의 단일후보로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모델로 안 대표와 같은 당 밖 인물의 참여를 독려하는 데 적합하다.

국민의힘 안에 기반이 없지만 인지도가 높은 안 대표에게는 당원 비중을 낮추고 일반국민 비중을 늘리는 투표 방식이 전통적 경선 투표 방식보다 유리하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의 의뢰를 받아 1~2일 서울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야권 서울시장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안 대표는 15.9%의 응답을 받아 17.6%를 받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의 지지율 격차는 1.7%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한 수준이다.

뒤를 이어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8.4%),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6.5%), 조은희 서초구청장(6.2%),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5.1%) 등의 순서다.

안 대표나 오 전 시장 등 대선주자급 인물이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많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오 전 시장도 서울시장 출마보다는 대선 도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윈지코리아컨설팅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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