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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권력 눈밖에 난 윤석열, 대선주자 변신은 강력한 방어막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11-05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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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의 유력 대통령선거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윤 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다시 존재감을 보이며 정치적 입지를 확실히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제 윤 총장은 보수 대선판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잡았다는 시선이 많은데 윤 총장은 언제 정계진출에 나설까?

무엇이 검사를 천직으로 여겼던 윤 총장을 정치로 향하게 한 것일까?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류근영 기자


◆ 이제는 자타공인 대선주자 윤석열, 정치인의 길에 언제 들어서나

곽 : 예상했던 것처럼 이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에게 공격이 집중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이 강하게 맞서며 존재감을 더 부각됐어요.

이제는 누가 뭐래도 윤 총장은 확실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류 : 본인도 이제는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 같습니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는데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임기를 마친 뒤 정치를 할 거냐고 물었거든요.

윤 총장은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고 앞으로 거취를 이야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지금까지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퇴임하고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도읍 의원이 “봉사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냐”고 묻자 윤 총장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대답했습니다.

곽 : 보통 아예 뜻이 없으면 안 하겠다고 했을 텐데 대선 도전 의지가 분명히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네요.

특히 이번에 윤 총장이 나왔던 대검 국감을 보면 윤 총장이 국감을 정치 홍보무대로 활용했다는 느낌도 있거든요.

여당 의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하며 때로는 논란을 빚는 말들도 했고요.

사실 검찰 내부에는 검찰총장이 정계진출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 같은 게 있는데요.

처음부터 윤 총장이 정치에 도전한다, 대선에 나설 거다, 이러진 않았을 텐데요.

왜 윤 총장은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고, 무엇이 윤 총장의 정치도전 의지를 굳혔는지 궁금합니다.

류 : 먼저 두드러진 야권 대선주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윤 총장이 계속 부각되자 윤 총장 스스로 대선 꿈을 품게 됐을 것 같고요.

이런 상황에서 야권의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겠다고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곽 : 여권에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확실하게 선두권 대선주자를 지키며 서로 경쟁하는 것과 달리 야권은 마치 도토리 키재기 하듯 지지부진한데 이런 상황에서 윤 총장이 ‘내가 나서도 되겠다’ 이런 생각을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거죠?

류 : 네, 게다가 올해 초쯤부터 윤 총장을 대선주자로 올린 여론조사들이 계속 나왔는데요.

그것도 하위권도 아니고 보수야권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처음부터 뜻이 있지는 않더라도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저라도 대선 도전해볼까?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그리고 어쩌면 윤 총장으로서는 정치에 뛰어드는 게 검찰총장 이후의 인생에서 가장 안전한 길일 수도 있습니다.

곽 : 정치에 뛰어드는 게 가장 안전한 길이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류 : 네. 지금 여권에서 윤 총장은 마치 공공의 적 같은 인물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낙마시킨 데 가장 큰 역할을 했고요.

정권 실세들을 겨눈 수사를 하며 여권을 곤경에 빠뜨린 일들이 있죠.

이 때문에 공수처가 출범하면 윤 총장이 공수처의 수사대상 1호가 될 것이란 말도 전부터 나왔잖습니까.

그런 마당에 검찰총장 임기를 마친다면 아무런 방어막이 없게 되는 것이죠.

곽 : 우리 권력기관 가운데 검찰이 매우 막강한 조직인데요. 그래서 검찰총장은 누구도 함부로 건드리기 어렵죠.

어쨌든 지금은 윤 총장이 검찰총장이라는 막강한 방어막을 지닌 셈인데 임기가 끝나면 무장해제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지금 윤 총장은 부인과 장모 등 가족관련 의혹과 검언유착, 라임펀드 사건과 관련한 의혹들을 받고 있는 상항입니다.

집권세력을 강하게 공격하면서 나중에 반격을 당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죠.

어쩌면 검찰총장을 끝낸 뒤에는 대선주자가 되는 길이 가장 안전할 수도 있겠습니다.

야권 대선주자가 된다면 집권세력도 함부로 윤 총장을 공격하기 어렵죠.

만약에 윤 총장이 대선후보인데 검찰이 윤 총장을 수사한다고 하면 정치적 탄압이고 비난받게 될 테니까요.

그러면 윤 총장은 어느 시점에 정치에 나설까요?

류 : 민주당에서는 윤 총장이 정치를 할 거면 지금 나와라, 이렇게 말하고 있고요.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당장 나오라' 이런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요.

윤 총장으로서는 지금 당장 검사 옷을 벗고 정치에 뛰어드는 게 아무런 실익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정치에 나서려면 모종의 정치적 타이틀을 얻을 이벤트가 필요하잖아요.

예컨대 전당대회가 있어서 당대표에 도전한다든지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있어 공직선거에 도전한다든지, 그렇게 해서 자리를 얻어야 하는데 이 시점에 윤 총장이 나와서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게다가 앞서 얘기했듯이 윤 총장이 검사 옷을 벗으면 무장해제되는 거잖습니까.

지금 뛰어들었을 때 실익은 없고 위험만 높은 셈이죠.

윤 총장의 임기가 내년 7월까지인데 마침 이 무렵에 야권 대선 경선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임기를 채우고 야권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곽 : 국민의힘도 윤 총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국민의힘 상황을 보면 대선주자들은 많은데 다 지지율이 낮고 상승할 모멘텀이 없거든요.

뚜렷한 주자가 나와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면 이를 따라잡는 후발주자도 나오고 서로 상승효과도 있잖습니까.

민주당을 보면 이낙연 이재명 두 사람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런 게 없으니 경쟁력 있는 대선주자도 안 나오고 정당 지지율도 계속 민주당에 뒤지고 그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윤 총장을 꼭 대선주자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야권 대선 경선 레이스에 참여하게 해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전략적 자산으로서 매우 가치가 높은 인물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도 윤 총장이 정계진출하기 전까지 여권의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류 : 전에 저희 방송에서도 국민의힘이 윤 총장을 보호하기 위해 정계진출 가능성이나 대선 출마에 선을 긋고 있다고 한 적이 있었죠.

윤 총장이 정계진출할 적절한 시점이 되기 전까지는 윤 총장의 대선 출마에 말을 아끼면서 여권의 공격을 방어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수처가 출범하면 윤 총장이 공격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서도 윤 총장을 보호하는 방향을 강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곽 : 물론 국민의힘이 공수처를 반대하는 게 꼭 윤 총장 때문은 아니지만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거나 공수처에 포함된 조항 등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계속 내면서 여론을 조성해 윤 총장을 측면지원할 여지는 있을 듯합니다.

또 윤 총장이 여권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방어막 역할도 해 줄 것 같아요.

그런데 국민의힘 한편에서는 윤 총장의 대선 출마를 놓고 의구심도 있을 것 같아요.

‘과연 정치권에 와서도 지금의 전투력을 보일 수 있을까, 실수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을까, 검사로서 능력과 정치인으로서 능력은 다른 전문성을 요구할 텐데 윤 총장이 정치인으로서도 잘할까’ 이런 의구심이 나올 수 있죠.

실제로 비정치인 출신이 대선주자로 떠오르다가 결국 실패한 사례를 우리 방송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적 있습니다.

또 대선을 노리는 인물들에게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온 셈이라 견제도 있을 것 같고요.

류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윤 총장을 겨냥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무너뜨리는 정치수사에 큰 공을 세우고 벼락출세해 중앙지검장 때 소위 적폐수사를 지휘하며 이재수 기무사령관에게 모욕을 줘 자살에 이르게 하고 청와대 말단 행정관까지 싸그리 적폐로 몰아 싹쓸이 수사한 공으로 검찰총장으로 벼락출세한 사람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물어뜯고 싸우고 있다.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못살게 굴던 사람을 우파 대선후보로 운운하는 것은 배알도 없는 막장 코미디다.”

곽 : 홍 의원이 워낙 직설 화법을 쓰는 사람이라 보수진영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윤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다른 대선주자들도 입으로 말은 안 해도 윤 총장을 내심 부담스러워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보수층 일부에서는 윤 총장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넣고 문재인 정권 내내 적폐수사 명목으로 보수진영을 괴롭혔다는 점을 들어 윤 총장에 거부감을 보이기도 하는 것 같고요. 여러모로 윤 총장으로서도 걸리는 부분이 없진 않네요.

그런데 아까도 얘기했지만 윤 총장이 정치권에 들어오면 잘 할 수 있을까요?

류 : 윤 총장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정치적으로 독특한 캐릭터란 점에서 예견이 쉽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검사 출신 대선주자였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예로 들며 실패 가능성을 높게 보기도 합니다.

다만 황 전 대표는 반부패, 비리 척결을 내세웠다기보다는 공안검사 출신이라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도 하고요.

검사 출신으로 정계 입문했다기보다는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권한대행을 지낸 명망가로서 대선주자로 떠오른 측면이 더 커 보입니다.

반면 윤 총장은 정권에 몸으로 맞서는 ‘핍박받는 투사’ 이미지가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오히려 운동권과 비슷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도권에 소속돼 정권에 번번이 맞섰다는 특이한 점도 있습니다.

◆ ‘강골 검사’ 윤석열, ‘대쪽 판사’ 이회창 거울삼아 정계진출할까

곽 : 국내에서 딱 비슷한 사례는 아니더라도 윤 총장과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한 인물이 없을까요?

류 : 대통령후보를 세 번 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윤 총장과 비교하는 일이 더러 있습니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한 대선 3번 가운데 두 번은 아주 근소하게 진 거라 상당히 막강한 대선주자였던 셈인데요.

이 전 총재는 판사로 임용된 뒤 대법관까지 올랐는데 법조인이란 점에서 윤 총장과 비슷한 면이 있죠.

이 전 총재는 법관으로서도 대쪽 같은 판결을 내렸고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감사원장 등을 하면서도 그를 임명한 정권에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대쪽 이미지를 더 굳힙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로 임명됐는데 이때도 2인자의 위치에 머무는 게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다 하려고 한 탓에 결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면서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그렇지만 이런 모습이 일종의 정치 브랜드가 된 것 같습니다.

이후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에 입당한 뒤 당대표가 됐고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하며 대통령 후보가 됐습니다.

곽 : 자기를 임명한 권력에 맞섰다는 점에서 이회창 전 총재와 윤석열 총장이 비슷한 면이 있네요.

물론 이 전 총재는 집권세력의 대통령과 맞서긴 했지만 정계진출할 때는 여당에서 정치를 시작했고요.

윤 총장은 만약 정계진출을 하게 된다면 야당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네요.

류 : 물론 이 전 총재가 결국 대통령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총리 출신의 한계, 비정치인 출신 관료의 한계 얘기를 할 때 거론이 되기도 하고 우리 방송에서도 그렇게 설명한 적도 있는데요.

사실 거의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될 뻔한 적이 두 번이나 있고 야당의 대표, 총재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한국 보수정당 역사에서 획을 그었다는 점에서는 반드시 실패한 정치인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라이징 스타 가운데 꽤 성공한 축에 속하지 않나 싶은데요.

곽 : 맞아요.

이회창 전 총재가 영입한 인물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이 지금 대선주자로 꼽히기도 하고요.

오세훈, 원희룡 등도 이회창 전 총재 시절 영입했죠.

어떻게 보면 이 전 총재가 한 일이 오늘날까지도 우리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석열 총장도 정계진출을 염두에 둔다면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참고 대상으로서는 이회창 모델이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류 : 검찰총장 출신들을 좀 살펴보면 퇴임 후 법무부 장관을 하거나 국회의원을 지낸 사례가 종종 있었습니다.

건국 이후 군사정권 시절까지는 그런 모습이 더러 있었고요. 문민정부 이후에는 검찰총장 출신이 정치에 뛰어드는 일이 많이 줄어든 것 같은데요.

없지는 않았고요.

최근 인물 가운데 잘 알려진 사람이 박근혜 정권 때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김기춘 전 실장이 있죠.

이 사람이 노태우 정권에서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공직을 마쳤는데 15, 16, 17대 총선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했습니다.

김기춘 외에도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도언씨도 검찰총장 출신이었고요.

이밖에는 근래에 검찰총장 출신 정치인은 드뭅니다.

검찰 내부적으로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퇴임 후 정계진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는 듯합니다.

곽 : 외국에는 윤석열 총장과 비슷한 모습으로 정치권에 진출해 큰일을 한 사례가 있나요?

류 : 윤 총장처럼 현 정권에서 출세했는데 그 정권을 공격한 뒤 대선주자로 떠오르는 일이 흔치 않죠.

언뜻 생각나는 사람은 없는데요.

우리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검사출신이긴 합니다.

필리핀의 다바오시 검사로 있으면서 범죄 소탕에 큰 활약을 했다고 하고요.

정계에 진출해 다바오시장을 오래 지냅니다. 시장으로 있으면서도 범죄 소탕에 힘을 기울였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개인 군대조직 비슷한 자경단을 활용하기도 했답니다.

범죄 소탕에 성과를 내긴 했지만 사형제나 공개처형 등을 주장하며 인권 측면에서 비판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화끈한 성격이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는지 대통령선거에서도 범죄소탕을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웠고 꽤 많은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올라 지금 대통령으로 있습니다. (2부에서 계속)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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