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책 아이디어를 경기도에 차례로 적용해 나가고 있다.
이 지사 스스로 시험대에 올라 가시적 성과를 내는 정책역량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런 정책제안을 포퓰리즘으로 깎아내리는 일부의 비판을 잠재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 지사 인스타그램> |
6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경기도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대출을 시행하며 그가 내놓았던 기본대출 아이디어를 경기도정에 적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기도는 15일부터 경기도내 ‘극저신용대출’ 신청을 접수하기 시작한다.
경기도에 사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만 19세 이상 도민이 대상이며 1인당 최대 300만 원까지 연 1% 이자로 심사를 거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이 지사는 모든 국민에게 1000만 원 정도를 한도로 장기 저리 대출의 기회를 주자는 기본대출을 내놓은 바 있는데 경기도의 극저신용대출은 기본대출의 축소모형으로 볼 수 있다.
이 지사의 기본대출 주장과 관련해 일각에서 채무자의 상환 의지가 줄어들 수 있고 이용자의 장기적 채무구조 개선에 효과가 작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출심사와 재무상담도 병행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지사는 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극저신용대출은 고금리에 시달리는 저신용자뿐 아니라 부채증가로 고통받는 청년층까지 대상폭을 확대했다”며 “청년대출은 재무상담 등 컨설팅 교육도 제공하니 건실한 재무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기본대출뿐 아니라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이재명표 정책 아이디어들을 경기도에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경기도의 농촌지역을 기본소득의 실험무대로 삼아 2021년부터 선정된 농촌지역 주민 모두에게 일정액의 기본소득을 매달 지급하기 위한 구체적 실무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 아래 공공기관인 경기주택공사와 함께 무주택자에게 최장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합리적 임대료로 제공하는 경기도형 기본주택 계획도 진행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이재명표 정책 아이디어를 잇달아 경기도정에 적용하는 데는 유능한 정치 지도자로서 정책역량을 입증하려는 이 지사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본다.
이 지사가 화끈한 언행과 과감한 추진력으로 대중적 인기를 높이며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정책역량이 입증되지 않으면 지도자로서 한계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이 지사의 정책 아이디어를 놓고 야권을 중심으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9월23일 페이스북을 통해 “
이재명식 국정운영은 베네수엘라 급행열차”라며 “망한 그리스의 파판드레우나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를 베낀
이재명식 포퓰리즘 정책은 그 나라들처럼 우리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라고 맹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정책의 현실성이나 부작용 가능성 등과 관련된 비판도 나온다.
여권의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9월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기본대출을 놓고 비현실적이며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비판들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이 지사로서는 정책성과를 선보이는 게 절실한 과제인 셈이다.
이 지사가 정책 아이디어들을 놓고 잇달아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에 기본대출, 지역화폐, 국가·가계부채 문제에 관한 끝장 토론을 수차례 요청했고 방송사들이 교섭했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불응하고 있다”며 공개 끝장토론을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