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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면세점사업에서도 '두산의 기적' 만들어낼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11-06 10: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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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면세점사업에서도 '두산의 기적' 만들어낼까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달 31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베어스의 우승이 결정된 후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재심사에서 두산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처럼 ‘두산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박 회장은 두산베이스 우승의 여세를 몰아 시내면세점 도전에서도 승기를 잡으려 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세운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6일까지 이틀 동안 동대문 미라클페스티벌을 열었다.

동대문 미라클페스티벌은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이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동대문 균형발전을 목표로 지난달 26일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벌이는 행사다.

박용만 회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한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두산그룹이 면세점사업을 따내기 위해 전면에 내세운 ‘동대문 마케팅’을 주도하는 곳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동대문의 매력을 널리 알려 동대문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때마침 두산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행사의 전면에 배치했다.

두산그룹은 이 행사에서 경품추첨, 가수공연과 함께 14년 만에 프로야구 우승을 이룬 두산베어스 선수 사인회를 열었다. 한국시리즈 MVP인 정수빈 선수를 비롯해 우승주역인 니퍼트 선수, 유희관 선수 등이 참석했다.

행사 이름은 기적적 우승을 일군 두산베어스의 별칭인 ‘미라클 두산’에서 따왔다. 두산그룹이 진행하는 면세점사업에서도 두산베어스의 우승처럼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다.

두산베이스가 우승을 일군 상황은 묘하게도 두산그룹이 면세점에 도전하는 상황과 겹친다.

두산베어스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라이온즈를 제치고 우승했지만 두산베어스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두산베이스의 우승은 삼성라이온즈의 악재가 결정적 작용을 했다. 삼성라이온즈의 주축투수 3인방이 원정도박 혐의를 받으며 엔트리에 제외돼 전력이 약화했다. 그 덕분에 두산베이스는 우승을 거머쥐었고 ‘미라클 두산’을 만들어 냈다.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재심사 경쟁도 마찬가지다.

두산그룹은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참가하는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면세점사업 경험이 없는 곳이다.

두산그룹과 경쟁하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SK그룹 등은 면세점사업뿐 아니라 유통사업 노하우가 풍부한 ‘유통공룡’들이다.

겉으로 드러난 조건들만 놓고 볼 때 두산그룹이 이들을 제치고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롯데면세점 소공동점과 롯데월드점 등 2곳의 수성에 나선 롯데그룹은 자타가 공인하는 면세점사업의 절대강자다. 롯데그룹의 국내 면세점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고 시내면세점만 놓고 보면 점유율이 60%를 넘어선다.

두산그룹이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에 진출하려면 무엇보다 롯데그룹의 아성을 넘어서야 한다. 결코 녹록치 않은 도전인 셈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면세점 아성에 빈틈이 생겼다.

롯데그룹은 경영권을 놓고 형제의 난이 벌어지면서 일본기업인가 한국기업인가 하는 정체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 더욱이 롯데그룹의 면세점사업 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박용만, 면세점사업에서도 '두산의 기적' 만들어낼까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두산그룹으로서 롯데그룹의 면세점 아성을 무너뜨리고 면세점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 호기를 만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그룹이 이런 악재 때문에 시내면세점 2곳 가운데 1곳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SK그룹의 경우 기존 워커힐면세점을 수성할 가능성이 높고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번에도 시내면세점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롯데그룹의 빈틈을 두산그룹이 파고들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박용만 회장이 정관계에 구축한 ‘마당발 인맥’도 두산그룹의 면세점 진출에 결정적 힘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바라본다.

두산그룹 내부에서 사실상 면세점 진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두산그룹은 벌써부터 면세점 인력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면세점 사업은 처음이지만 두산타워를 운영하면서 유통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했다고 강조한다.

박용만 회장이 두산그룹의 면세점 입지로 선정한 두산타워는 과거 동대문야구장이 있었던 자리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동대문야구장은 두산베어스의 전신인 OB베어스가 1982년 프로야구 원년우승을 일궈낸 장소이기도 하다.

박용만 회장은 1982년 두산건설에 입사해 그해에 두산베어스의 우승을 지켜 봤다. 그리고 올해 회장으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박 회장이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우승 기억들을 면세점사업 성공으로 이어간다면 올해는 박 회장에게 최고의 해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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