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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방 현금실탄만 2천억 갖춰, 한진 4대주주 올라 경영참여 수순 밟나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0-04-13 16: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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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방이 한진그룹의 한진 4대주주에 오른 것은 경영참여를 염두에 둔 포석인가?

13일 물류업계에서는 섬유사업과 복합쇼핑몰 사업을 하는 경방이 한진그룹의 물류계열사인 한진의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인 배경을 두고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경방 현금실탄만 2천억 갖춰, 한진 4대주주 올라 경영참여 수순 밟나
▲ 김준 경방 대표이사 회장.

경방은 김담 경방 대표이사 사장과 특수관계인 에나에스테이트와 함께 한진 지분을 4.9%를 보유하고 있다가 최근 1.47%를 추가 취득했다. 

한진 지분율이 5%를 넘으면서 공시대상이 돼 첫 공시를 했다. 

4월13일 기준으로 물류기업 한진의 주요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한진칼이 23.62%, 국민연금공단이 7.37%, GS홈쇼핑이 6.87%, 경방 과 경방의 특수관계인이 6.44%를 들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는 경방이 이번 공시에서 취득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혔지만 면직물 등 각종 직물의 제조 판매와 수출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물류기업인 한진과 사업적으로 협력하기 쉽지 않아 사업적 목적의 투자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진은 경방과 그동안 사업적 관계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 관계자는 “경방이 이번 공시 이전에도 한진의 주주였었던 것은 맞지만 함께 협력사업을 전개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방이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의 우호지분으로 봐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KCGI는 3월 말 한진 지분을 10.17%에서 5.16%로 줄이면서 한진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한진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방이 지분을 늘리게 되자 경방이 KCGI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선이 제기되는 것이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이 벌어진 상황에서 경방이 지분을 늘리면서 그 의도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면서 "공교롭게도 KCGI의 지분이 줄어든 시점에 즈음해 경방이 지분을 늘리면서 KCGI의 우호지분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방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점도 경영권 분쟁과 관련돼 있다는 시선에 불을 지피고 있다.

경방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으로 경방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00억 원에 이르고 유동자산 규모는 2649억 원으로 파악된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 자산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경방은 앞으로도 한진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능력이 넉넉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방은 2019년 매출 3439억 원, 영업이익 320억 원, 순이익 436억 원을 냈는데 특히 순이익은 2018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물류업계 일각에서는 경방이 유통부문을 키우기 위해서 한진에 협력을 제안할 것을 염두에 두고 실제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경방은 섬유사업으로 성장을 거듭하다 2009년 6천억 원을 투자해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유통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유통 물류부문의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경방이 이에 발맞춰 한진과 유통부문의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진은 육상운송과 하역, 택배사업 및 물류창고 사업과 렌터카사업 및 정비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GS홈쇼핑과도 전략적 협력을 이루고 있는 만큼 물류창고 사업과 택배사업에서도 경방과도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진은 코로나19에 대응하며 1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진의 2월 택배처리량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으며 3월에도 20~30% 수준의 물량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경방이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반도그룹처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 맞물려 한진그룹 측과 KCGI 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경방으로서는 5% 넘는 한진 지분을 취득함으로써 한진을 향한 영향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경방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처럼 '단순투자' 목적이라는 사항 이외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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