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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금리 동결, 국내외 경제상황에 '외줄타기'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5-09-11 1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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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진 데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인지에 대해서 전망이 엇갈린다.

◆ 국내 경기부양만 고려할 순 없어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9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6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1.5%까지 낮췄고 7월과 8월에 동결했다.

  이주열 금리 동결, 국내외 경제상황에 '외줄타기'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 대해 “국내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하나마 회복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점, 가계부채 증대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결정을 앞두고 국내 경기부양만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금융통화위원회 입장에서는 전세계 경제주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미국 금리결정을 앞두고 어떠한 대응을 보이기 힘든 시점”이라며 “최근의 금융시장 흐름을 감안할 때 당국이나 시장 모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다. 현재 미국 안팎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려 양국의 금리격차가 줄어들면 외국인 자본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5%인 반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0 ~ 0.25%다.

미국금리와 신흥국 금리간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선진국 통화와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려고 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9억7100만 달러였던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7월 16억9500만 달러, 8월 36억2600만 달러로 확대됐다.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점도 금리동결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6월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은 1130조 원을 넘어섰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나 캐피탈을 이용해 외상구매한 판매신용을 합친 것이다.

이주열 총재도 8월 열린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한국의 정책금리 수준이 낮아지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금융시스템 위험뿐만 아니라 소비여력 약화 등 거시경제적 위험도 커지고 있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해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점도 금리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1조8천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모두 22조 원을 국내 경기를 살리는 데 투자하고 있다.

◆ 내년 초 금리인하 가능할 듯

올해 안으로 추가 금리인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인하를 단행한다고 해도 경기부양 효과를 장담하기 힘들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주열 금리 동결, 국내외 경제상황에 '외줄타기'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부양정책을 써야 하지만 가계부채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금통위가 상당기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네 차례나 금리를 인하했지만 국내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금리인하만으로는 경기를 부양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통위가 금리 인하에 따른 득실에 대한 결론을 짧은 시간에 내리기는 어렵다”며 “올해 말까지는 금리가 동결되고 내년 초는 돼야 금리인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안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로 수출이 줄어들었고 내수도 부진해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8월과 대비해 14.7% 감소해 2009년 8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권영선 노무라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실질금리수준은 경기 회복에 충분하지 않고 수출도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은행이 올해 10월과 내년 3월에 금리를 각 0.25%포인트 씩 인하해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경기둔화로 촉발된 글로벌 저성장 우려와 국내 경기 둔화, 저물가 우려 등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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