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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윤종규, KB의 푸르덴셜생명 사려는 이유 거침없이 내놓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3-20 13: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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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2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종규</a>, KB의 푸르덴셜생명 사려는 이유 거침없이 내놓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오전 10시부터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제1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말언하고 있다.
“비가 온다고 모든 사람이 집에만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 우산을 쓰고 장비를 갖춘 사람은 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생명보험업의 업황 악화에도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회사를 인수해 체질을 개선한 뒤 영업을 잘 해나가면 충분히 더욱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오전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4층 강당에서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총에서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참가를 놓고 KB손해보험 노조위원장이 공세를 펼쳤다.

김대성 KB손해보험 노조위원장은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윤종규 회장의 연임을 위한 ‘성과 부풀리기용’ 인수합병이라고 봤다.

새 회계기준 도입이나 저금리 기조 등을 볼 때 생명보험사의 가격은 지금이 최고이고 앞으로는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꼭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부채 평가와 역마진 등을 모두 고려해 전문실사팀에서 실사를 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확하게 계산을 하지 않고 입찰에 참여할 리가 없지 않느냐”며 “너무 경영진을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회장은 “저금리는 이미 일본이나 유럽이 경험한 상황인데 유럽은 은행보다 생명보험사의 PBR(주가 순자산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일본도 마찬가지”라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회가 있고 보험 수요도 여전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생명보험사 가운데 견실한 회사이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가격을 어떻게 정할지를 놓고도 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상당한 고심을 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시종일관 차분하게 대답을 이어갔지만 말 속에는 ‘뼈’도 있었다.

윤 회장은 김 위원장을 향해 “우선 손해보험에서 생명보험까지 걱정해줘서 감사하다”며 “손해보험도 더 잘해줬으면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답변을 끝내면서도 “올해 KB손해보험을 인수한 지 4년차인데 잘 좀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거듭 말했다.

최근 급락한 주가를 놓고는 민망하고 당혹스럽다는 솔직한 대답을 털어놓았다.

윤 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근본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체력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기르는 일을 해야하는 것처럼 이럴 때일수록 KB금융지주의 체질을 더 강하게 하는 게 내 책무”라고 말했다.

주가 하락은 모든 금융업이 동일하게 겪고 있지만 회장 재임기간에 KB금융지주 주가는 선방했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이기도 했다.

주총에서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KB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문제삼았다. 

류 노조위원장은 이번에 새로 선임된 오규택 사외이사와 이번에 물러나는 박재하 사외이사 등을 거명하며 과거 KT에서 윤 회장과 함께 사외이사를 지냈다는 점, 한국채권연구원 출신 가운데 K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지낸 사람이 유독 많다는 점 등을 문제로 들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사외이사들 사이에 개인적 연관이 있다고 해도 7분의 1 수준으로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며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선임절차는 지배구조와 관련해 가장 권위있는 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고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날 노조위원장과 주주들이 마찰을 빚으면서 잠시 작은 소동이 빚어졌다. 일부 주주들은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노조가 어깃장을 놓는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윤 회장은 주총 말미에 “두 노조위원장이 참석해 불편한 주주들도 있겠지만 두 사람이 최근 위원장이 됐고 더욱 생산적 노사관계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위원장으로서 전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주주들을 달랬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와 비교해 확연하게 썰렁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주주들의 참석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탓이다.

그럼에도 주주와 노조위원장, 윤 회장이 설전을 벌이면서 주총은 1시간을 넘겨 끝났다. 사외이사 가운데 스튜어트 솔로몬 이사는 코로나19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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