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0-03-11 17: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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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기업 등의 통화스왑 입찰 과정에서 낙찰자와 낙찰가격을 미리 짠 혐의로 4개 외국계 은행에 13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진행한 4건의 통화스왑 입찰에서 담합한 ㈜한국씨티은행·홍콩상하이은행·크레디아그리콜·JP모건체이스은행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3억2100만 원을 부과했다고 11일 밝혔다.
▲ 공정거래위원회 로고.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9월 4건의 통화스왑 입찰에서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화스왑은 외화부채를 원화부채로 전환하는 금융계약으로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원화 지급 변제금액이 증가하는 위험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한국수력원자력 실시 입찰건을 살펴보면 한국씨티은행과 홍콩상하이은행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건설자금 조달 등을 목적으로 발행한 달러 표시 사채를 원화 부채로 바꾸는 통화스왑 입찰에서 씨티은행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홍콩상하이은행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 실시 입찰건을 살펴보면 한국씨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 제이피모간체이스은행 등 3개 은행은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건설자금 조달 등을 목적으로 발행한 달러 표시 사채를 원화부채로 전환하기 위해 실시한 2건의 통화스왑 입찰(총 1억 8천만 달러)에서 홍콩상하이은행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홍콩상하이은행과 크레디아그리콜은 민간기업 A사가 발행한 유로 표시 사채를 원화 부채로 바꾸는 1500만 유로 규모의 통화스왑 입찰에서 홍콩상하이은행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이 체결하는 통화스왑 거래 과정에서 대형은행 사이의 입찰 담합을 적발·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통화스왑 입찰 시장에서 은행들 사이에 가격 경쟁을 촉진하고 일선 영업 직원의 위법 행위에 관한 내부통제장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