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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의 성장이 마침내 둔화되고 있다. 1분기 실적을 전년동기와 비교하거나 직전분기와 비춰봐도 사실상 좋지 않은 성적표다.
특히 스마트폰 부분의 쏠림현상은 더욱 두드러져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졌다. 2분기에 갤럭시S5의 매출에 기대를 걸고 있고 신흥국 시장을 상대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계획을 밝혔으나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다.
◆ 삼성전자 실적, 사실상 하락 추세
삼성전자는 29일 올해 1분기 53조6300억 원, 영업이익 8조4800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이 9% 줄고 영업이익은 2% 증가한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매출은 비수기 영향으로 지난 분기 대비 9% 감소했지만 메모리 첨단공정 비중과 차별화된 제품판매가 확대되고 스마트폰 판매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지난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은 ‘어닝쇼크’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영업이익은 8조3100억 원으로 직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8% 떨어졌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삼성전자에서 신경영 20주년을 기념해 9200억 원을 특별상여금으로 임직원에게 푼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4분기 실질 영업이익은 9조2300억 원이다. 따라서 이번 1분기 영업이익 8조4800억 원과 비교할 경우 영업이익은 오히려 8% 가량 줄어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직전 4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준 셈이다.
또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은 줄었다. 매출은 52조87000억 원에서 53조6300억 원으로 1.4% 가량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조7800억 원에서 8조4800억 원으로 3.3%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음이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의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고, 웨어러블 기기 등은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 모바일사업 쏠림현상 여전해
삼성전자의 실적은 모바일사업 편중이 심화되고 있음을 다시한번 확인해 준다.
총 매출 53조6800억 원 중 모바일사업부문의 매출이 32조4400억 원, 소비자가전부문이 11조3200억 원, 반도체 등 부품사업을 다루는 DS부문 매출이 15조5600억 원을 각각 차지했다. 매출총액을 놓고 볼 때 사업부문별 매출액 비율은 5.5:2:2.5 수준으로 모바일사업부문의 매출이 다른 두 사업부문을 합친 것보다 많다.
영업이익은 모바일사업부문 의존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영업이익 8조4900억 원 중 76%에 해당하는 6조4300억 원이 모바일사업부문의 몫이다. 반도체 등 부품사업을 다루는 DS부문은 1조8700억원, 소비자가전 부문은 1900억 원으로 각각 22%와 2.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사업부문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조4700억 원보다 1억 원 가량 늘었으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할 때 800억 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전부문은 직전분기 영업이익 6600억 원에 비해 70%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400억 원 가량 하락했다. DS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8500억 원보다 1% 가량 성장했으나 직전분기와 비교할 때 2700억 원 가량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는 전자제품의 비수기로 수요 약세가 나타났지만, 스마트폰 등 무선사업과 메모리 반도체사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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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빨간 점선은 2013년 4분기 실적에 일회성 상여금 비용 9200억원을 합쳐 계산한 수치로, 2013년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이 하락해왔음을 보여준다. |
◆ 2014년 2분기 전망은?
삼성전자 향후 실적의 견인차는 역시 실적비중이 큰 모바일사업부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4월 세계적으로 출시된 갤럭시S5의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1분기 6940만대보다 1천만 대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핸드폰 평균판매단가 상승도 이익률 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2분기부터 갤럭시S5의 본격 판매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사업부문의 실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을 대상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부문은 향후 어떤 실적을 낼지 미지수다.
반도체사업부는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통합반도체(LSI)에 대한 수요약세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중국 모바일시장 확대에 따라 모바일용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큰 폭의 실적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소비자가전사업 부문은 월드컵 특수로 TV에 대한 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TV에 들어가는 OLED 사업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데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