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취업지원제도는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해 특수고용형태근로(특고) 종사자, 미취업 청년, 경력단절 여성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구직자를 위한 구직촉진수당과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만 18~64세 구직자에게 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 동안 300만 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고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정부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위한 올해 예산으로 2771억 원(구직촉진수당)을 미리 배정했지만 예산안에는 ‘관련 법령이 제정된 이후 시행한다’는 부대의견이 달려 법안 통과없이 제도를 시행할 수 없다.
이 장관은 2020년 7월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시행해 연말까지 20만 명을 지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관련 법안 제정이 미뤄지며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2월 임시국회가 열린 뒤 첫 소위원회와 전체회의가 진행됐지만 국민취업지원제도 마련에 근거가 되는 법안인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2월 임시국회는 3월17일까지로 회기가 남아았지만 4월 총선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등 우선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법안 통과는 더 불투명해졌다.
미래통합당 등 야당도 구직자에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대표적 '선심성 퍼주기' 정책이라며 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은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마지막으로 다뤄졌던 2019년 11월7일 제9차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일자리안정자금을 2020년까지 지원하면 1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취약계층에 구직촉진 수당까지 주겠다라고 하니 법적 근거가 있는지에 관해 이견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정부의 고용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일자리 창출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새 정책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을 중점과제로 두고 있다.
통계청의 '2020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 수는 268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만8천 명 증가해 양적으로 크게 개선됐다.
다만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60세 이상 취업자로 60세 이상 취업자를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6만1천 명에 그쳤다. 주당 36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는 안정적 일자리 증가율은 0.1%에 불과했다.
이 장관은 14일 서울서부고용센터의 실업급여 수급 설명회장에서 "고용 사정이 좋지 못한 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2020년도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편성하는 등 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문제가 해결되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국민취원지원제도를 2020년 고용노동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로 꼽으며 법안 통과에 힘쓰고 있다.
그는 2월13일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2020년 고용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은 국민취업지원제도와 탄력근로제제도 개선 법안"이라며 "고용보험 적용범위 밖에 계시는 분들에 관한 고용안전망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에 관한 근거 법률이 이번 국회 때 통과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시기 늦춰질 수는 있지만 시행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5월에도 임시국회가 통상적으로 열리는 만큼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시행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며 "법령제정이 안되면 전년 규모로 진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 부대의견도 달려 있어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 추진에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