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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해빙기 오나, 남북 고위급회담 극적 타결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5-08-25 17: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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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관계 해빙기 오나, 남북 고위급회담 극적 타결  
▲ 북한의 포격도발로 인한 대치상황과 관련해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극적으로 타결된 25일 새벽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측 대표인 김관진(왼쪽 두번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 대표로 황병서(오른쪽 두번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남북 고위급 회담이 무려 43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마침내 타결됐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는 물론이고 이산가족 상봉, 민간교류 활성화 등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도 해빙기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2일 오후부터 이날 0시55분까지 진행된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와 6개항으로 이뤄진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입은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25일 정오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남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 초 열기로 했다.

양측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서울이나 평양에서 개최키로 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엄중한 정세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 정부를 믿고 침착하게 협상 과정을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진 데 대해 “우리가 고민한 것은 어떤 조건하에서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킬 것이냐였다”며 “재발방지와 연계시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문구를 넣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목표는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이었는데 (도발)방지와 연계시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단서를 붙여 여러 가지 함축성 있는 목표 달성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 남북 관계 개선 ‘청신호’

남북이 난항 끝에 공동합의문 작성에 합의하면서 그동안 사실상 붕괴상태였던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에 나선 우리 국민을 피격한 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계속된 도발을 일으켜 남북관계는 파국에 가까운 국면에 처해왔다.

우리 정부는 남북교류를 사실상 중단하는 5ㆍ24조치를 취하며 강경 대응해 왔다.

이런 과정에서 남북은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교류와 접촉을 중단해 한반도의 긴장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였다.

  남북관계 해빙기 오나, 남북 고위급회담 극적 타결  
▲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남북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협상을 통해 북한의 지뢰도발로 야기된 긴장상태를 완화할 계기가 마련됐다”며 “특히 북한과 대화를 재개키로 함으로써 이명박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단절됐던 남북관계에 큰 틀에서 변화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고위급 회담 타결로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도발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북 접근방식이 이번 협상과정에서 제대로 먹힌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9월),미국 방문(10월)을 통한 각국 정상과 한반도 관련 협의에서 우리 정부가 더욱 주도적으로 회담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이산가족 상봉 재개 ‘급물살’

이번 합의문 발표를 가장 반기는 사람들은 이산가족들이다.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재개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당장 다음달 추석에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당사자들이 고령인데다 인도적 차원의 문제인 만큼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남북이 인식을 공유하고 재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방법과 시간,장소 등은 실무협의가 남아 있지만 ‘민족의 명절’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9월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상봉 장소는 2002년 이후에는 모두 금강산에서 행사가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금강산으로 잡힐 가능성이 높다.

이산가족 생존자는 현재 총 6만6292명인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3만5997명이 80세 이상의 고령자로 상봉이 시급한 상황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남북한 고향방문단이 서울과 평양을 교환 방문한 이후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0년 이후 매년 한차례 꼴로 열리던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2010년 제 18차 상봉 이후 성사가 어려워졌다.

그 뒤 박근혜 정부 들어 지난해 2월 금강산에서 한차례 열린 뒤 기약없이 중단됐는데 이번에 다시 재개의 물꼬를 튼 것이다.

남북 공동합의문 전문은 아래와 같다.

1.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자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2.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로 중단하기로 하였다.

4.북측은 준 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을 9월 초에 가지기로 하였다.

6.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으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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