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2020-02-13 11: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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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력한 경쟁자로 나섰던 정봉주 전 의원의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으로 서울 강서갑 선거구 공천심사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당론과 다른 행보를 보인 데 대한 민주당 내 일부 지지층의 반감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13일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금 의원을 향해 '당론에 역행한다'는 공세의 고삐를 죄던 정 전 의원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게 돼 금 의원의 공천경쟁 과정이 한층 수월해진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강서갑 예비후보자 명부에 민주당에서는 현재 지역구 현역 금태섭 의원과 한명희 전 서울시의회 의원이 올라 있다.
한 전 시의원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제9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한 전 시의원은 정봉주 전 의원과 비교했을 때 당 기반과 인지도가 크게 낮아 금 의원이 공천경쟁에서 상대하기가 좀 더 수월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금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향한 비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기권으로 당론과 다른 의견을 냈는데 정 전 의원은 이 틈을 노려 강도 높은 공세를 이어가며 강서갑 출마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9일 “정 전 의원이 성추행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를 우선하는 공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적격 판정이 불가피하다”며 정 전 의원에 공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정 전 의원의 탈락으로 금 의원은 한숨 돌리게 됐지만 검찰개혁 등 현안에서 당론과 다른 입장을 보여 여당 핵심 지지층과 일부 당 내부인사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점은 금 의원이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금 의원은 2019년 9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젊은 세대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등 비판적 목소리를 내 일부 여당 지지자들에게 '배신자' '미운 오리새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금 의원은 2019년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수정안 표결에서 여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졌다. 이에 민주당은 "당론으로 결정된 사안에 기권해 유감"이라는 대변인 성명을 내기도 했다.
정 전 의원 지지자들은 11일 서울 강서구갑 권리 당원 502명 명의의 금 의원 제명 청원서를 민주당 윤리심판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민주당 일부 지지자들은 온라인 카페에서 금 의원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해 금 의원 경선탈락을 종용하거나 금 의원에게 당론과 다른 점을 놓고 비난하는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치인이라면 비난이나 조롱의 메시지도 많이 받게 된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에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적기도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공천관리위원들은 같은날 열린 공천 면접심사에서 금 의원에게 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던진 이유 등 '소신행보'와 관련한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질문에 금 의원은 법안 통과가 확실해 당 지도부와 사전논의를 하고 기권표를 던진 것이고 이 점을 설명한다면 민주당 유권자들도 받아들일 것이라는 요지로 답변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전 의원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금 의원에게 부담이 갈 수도 있다.
정 전 의원은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후 11일 기자회견에서 "(당의 결정을) 수용하는 길도 있고 불복하는 길도 있고 또 다른 제3의 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 의원이 선거에 나서게 됐을 때 정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낙선운동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강서갑 지역구에 김창남 중앙당 국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비례대표 문진국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