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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원자재 가격하락, 한국경제에 먹구름 몰려오나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5-08-24 15: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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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가 강세를 띠고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은 겉보기엔 국내 기업의 수출 및 마진 증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은 일시적 수급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기악화의 전조로 해석되고 있어 한국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달러 가치는 오름세, 원자재 가격은 내림세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21일보다 4.0원 올랐다. 지난 2011년 9월26일 기록한 종가인 1195.80원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강세 원자재 가격하락, 한국경제에 먹구름 몰려오나  
▲ 원달러 환율이 24일 장중 한때 1200원까지 상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1년 10월4일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연내 125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 12월 금리 인상을 한차례 정도 한다고 보고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1250원 선까지 바라봐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와 구리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6년여 전 금융위기시절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제 불안과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기준을 나타내는 CRB 지수는 21일 191.85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11월 이래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RB지수는 미국과 영국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9개 원자재 가격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국제유가 지표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21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40.45 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세계 경제가 침체를 겪었던 2009년 2월(39.96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은 6월 23일(61.01달러)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33.7%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국제유가가 3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1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요 금속 가격도 지난 2개월 동안 약 20% 안팎 급락해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떨어졌다.

◆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나

달러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기 위한 셈법은 복잡하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면 원화가치가 낮아져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생겨나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도 마찬가지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제품의 원가하락으로 이어져 기업의 마진이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생긴다.

하지만 달러화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 원인이 일시적인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기악화를 배경으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달러강세 원자재 가격하락, 한국경제에 먹구름 몰려오나  
▲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달러화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글로벌 경기악화의 전조로 해석된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달러강세가 나타나게 되면 안정적인 통화나 자산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어 한국을 포함한 신흥 국가들에서 자본이탈이 심해지게 된다.

실제로 네덜란드 투자은행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최근 13개월간 19개 주요 신흥국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9402억 달러(약 1121조 원)에 이른다.

한국도 최근 외국인 자본의 이탈이 심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7월 국내주식 2조3천억 원, 채권 2조6천억 원 등 모두 4조9천억 원의 자금을 순유출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월간 순매도 규모는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빠져나가면 원화가치는 더 떨어지게 된다. 달러화가 강세가 이어지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늘어난다.

최악의 경우 투자자금 이탈로 주식과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이 때문에 다시 투자자금이 추가로 빠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흐름은 신흥국 통화의 동반약세와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자금 이동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가 좋지 않아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면 달러 가치 상승과 마찬가지로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원가 하락으로 마진은 높아질 수 있지만 불황으로 판매가 줄어든다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특히 원자재 수출 국가들의 경제가 흔들려 글로벌 경기를 더욱 악화시키게 되면 한국의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유경하 동부증권 수석연구원도 “한국은 가공무역 국가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일단은 마진이 상승하지만 세계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하면 마진 상승효과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도 “우리나라 수출의 70%가 중국과 중동,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권에서 이뤄진다”며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아 원자재 가격 하락이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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