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0-02-07 16: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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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0년 초부터 불거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에 따른 경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을 포함한 대외 무역여건 악화 등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수출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총력대응에 나서고 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를 비롯해 중국산 부품을 조달하는 국내 완성품업계와 중국을 향한 수출비중이 높은 중간재 수출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중국 현지 투자업체와 소비심리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내수업체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홍 부총리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주요 경제단체장과 기업 경영진을 만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대책을 논의했다. 이 간담회는 애초 홍 부총리의 일정에 잡혀 있지 않았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긴박하게 마련됐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 간담회에서 "이번 사태는 과거 감염병들보다 큰 피해를 줄 것 같다"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주로 수출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내수에 피해가 집중된 반면 지금은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고 짚었다.
박 회장은 "유형별 미시대책과 포괄적 거시대책으로 구분해서 예상되는 경제적 타격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놓고 정부에서 전향적으로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자동차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조짐이 나오자 신속하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은 7일 중국에서 들여오는 '와이어링 하니스'라는 핵심 부품의 재고가 바닥나며 대부분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자동차 생산라인은 이미 4일부터 생산을 중지했고 기아자동차도 10일부터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홍 부총리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경제장관회의 겸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자동차부품 수급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자동차 부품 관련 현지공장 재가동을 위해 중국 지방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외 제3국 부품공장을 통한 대체품 조달을 위해 신속 통관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동차부품 수급과 관련해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상황에는 특별연장근로도 신속히 인가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중국과의 거래로 피해를 보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중견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2조 원을 공급하겠다는 추가 금융지원방안도 내놨다.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과 함께 수급위기 대응체계를 가동하는 중장기 대책도 진행할 계획도 세웠다.
홍 부총리는 앞서 6일 경주 관광단지를 현장방문해 관광산업 지원대책 계획을 내놓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관광업계와 간담회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관광뿐 아니라 각 업종별 지원 대책을 곧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9년 국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2.4~2.5%였지만 2.0% 달성에 그쳤다. 이에 홍 부총리는 2020년에는 경제성장률 목표 2.4%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결의를 다졌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부담이 커지게 됐다.
올해 들어 수출이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던 상황에서 나온 돌발 악재로 2020년 경제성장률 달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홍 부총리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4일 한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이유로 기존 2.2%에서 2.0%로 낮춰 잡았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국내에 발생하기 전인 1월22일 올해 경제성장률 2.4%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발생 이후인 2월3일에는 경기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조기 종식되지 않는다면 경기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장 가동·수출지원, 내수 활성화대책, 자영업자 경영애로 완화대책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