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국적 항공사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직접 ‘우한 전세기’에 동승한 것은 이런 책임감에 따른 행동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폐’ 논란에 적극 해명했다.
 

조 회장은 7일 대한항공 사내 소통광장에 올린 ‘우리 승무원들과 우한을 다녀와서’란 글에서 “국가가 필요할 때 우리를 불러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 고객, 직원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임원들과 협의해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1월31일 우한 교민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우한 전세기’에 동승했다.

회사의 이익과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중국 노선을 중단해야하지만 ‘국적항공사’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회장은 “직원들을 보호하려면 당장 중국 노선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가 모든 노선을 중단한다면 교민들의 길을 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당장 모든 노선을 중단해 손실을 최소화해야겠지만 대한민국 국적항공사로서의 책임을 저버릴 수가 없다”며 “대한항공의 책임과 역할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우한 전세기’에 탑승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민폐’ 논란도 해명했다.

조 회장은 “전세기 운항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가 탑승함으로써 교민이 다 못 타게 되지는 않을까 안타까워 고민하게 됐지만 2층에는 교민이 아닌 정부 파견단이 탑승하니 영향은 없을 것으로 믿고 그냥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항공기 내에서 할 일이 거의 없었다”며 “저를 비롯한 승무원에게 내려진 지침에 따라 항공기 안에서 대기했고 바쁘게 기내를 준비하는 승무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우한총영사관 소속 영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조 회장의 전세기 탑승을 ‘숟가락 하나 얹기'라며 비판했다가 사과한 일은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국적항공사를 이끄는 수장으로 이번 탑승을 결정한 진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 회장은 “우리 직원이 위험지역에 자원해서 간 것은 대한민국의 국적사이자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직원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누군가 우릴 칭찬해주거나 알아주길 바라고 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기로 돈 벌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위험에 처한 고객을 위해 전세기 운항을 승인했고 승무원들과 우리 직원들을 위해 항공기에 탑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끝난 뒤에도 국적 항공사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전세기 운항에 탑승한 모든 운항, 객실, 정비, 운송 직원들의 노고를 절대 잊지 않겠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교민을 위해 애쓴 중국 지역 대사관 및 영사관에도 감사드리며 상황이 좋아지고 원활해지면 한국과 중국 교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복항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회장은 우한을 다녀온 뒤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6일 열린 대한항공 이사회와 7일 열린 한진칼 이사회도 화상회의 형식으로 주재했다.

조 회장은 “귀국 후 저는 당분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기로 마음먹고 가족 보호 차원에서 집에 안갈 마음으로 2주일 동안 생활할 준비를 하고 나왔다”며 “당연히 출근도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컴퓨터와 기타 업무에 필요한 준비도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