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총선에서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5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박 의원이 18대 총선부터 지켜 온 목포 지역구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세대교체론에 직면했는데 여기에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낙선 공세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도 놓여 있다.
21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4월 총선을 앞두고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의 지역구인 목포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의원으로 목포에서만 두 번(18·19대 총선) 고배를 마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우기종 전 전라남도 정무부지사, 배종호 교수, 김한창 공공노조 정책연구원장 등이 목포 출마를 선언하며 공천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 지역여론에서 박 의원이 경쟁자들보다 약간 앞서가고 있다.
광주 KBS가 1일 발표한 목포시 국회의원 후보의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지원 의원이 21.9%로 1위에 올랐다. 그 뒤로
윤소하 의원(19.5%)과 김원이(11.4%), 우기종(10.9%), 배종호(9.5%), 김한창(1.4%) 순으로 조사됐다.
광주MBC가 1일 발표한 목포의 차기 국회의원 인물 선호도 조사에서도
박지원 의원이 28.8%로 1위였다. 이어
윤소하 의원(17.7%)과 김원이(8.2%), 우기종(7.4%), 배종호(5.9%), 김한창(1.2%)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박 의원으로서는 이런 결과를 놓고 낙관할 수만은 없다.
박 의원이 크게 우위를 보였던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2위 후보에 근소하게 앞서며 지지도 격차가 상당부분 좁혀졌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20대 총선기간 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30~40%의 지지를 받아 2위 후보와 20%포인트 가량 격차를 두며 압도적 1위를 달렸다. 본선에서도 기세를 이어가 56%의 높은 득표율을 보이며 여유롭게 당선했다.
이는 지역 안에서 부는 세대교체론과도 무관하지 않다.
박 의원은 올해 79세(1942년생)로 고령이다.
반면 경쟁자로 나서는
윤소하 의원(1961년생)과 김원이 전 서울시 정부부시장(1968년생), 우기종 전 전라남도 정무부지사(1956년생), 배종호 교수(1961년), 김한창 공공노조 정책연구원장(1972년생) 등은 50~60대다.
이들은 지역민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박 의원이 12년 동안 목포를 위해 헌신한 점을 존중하면서도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공세도 박 의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손 의원은 2019년 1월 불거진 목포 원도심 투기 의혹과 관련해 박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손 의원은 당시 박 의원이 자신을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비판하자 “박 의원은 ‘배신의 아이콘’”이라며 “박 의원 낙선을 위해 유세차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한번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고 목포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며 박 의원을 겨냥한 공세 의지를 거듭 밝혔다.
박 의원은 ‘일 잘하는
박지원, 또 찍어서 일 시키자’는 구호를 내걸고 주말마다 서울에서 목포로 내려와 지역구 수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세가 높은 목포 여론을 고려해 친정부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박 의원은 20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과 진보정권 재창출에 일단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호남 지역에서 민주당과 친여당 성향의 군소야당의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4+1(민주당과 친여 성향 야당) 정신으로 군소 진보정당의 통합으로 민주당·정의당과 호남에서는 경쟁하고 비호남권에서는 연합으로 총선에 임해야 승리한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박 의원의 소속정당인 대안신당의 호남지역 내 입지를 넓히려는 것으로 호남지역의 높은 민주당 지지세로 어려움을 겪는 대안신당과 그의 상황을 반전하려는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나온다.
박 의원은 비례대표로 14대 국회에 들어와 18대 국회부터 전남 목포에서만 잇달아 3선을 한 4선 의원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