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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한림해상풍력 발판으로 두산중공업 풍력터빈 들고 세계로 간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11-20 13: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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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 제주도 한림해상풍력단지에 풍력터빈을 독점적으로 공급할 기회를 잡았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은 두산중공업 풍력터빈을 글로벌시장에 내놓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는데 한림해상풍력을 그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785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지원</a>, 한림해상풍력 발판으로 두산중공업 풍력터빈 들고 세계로 간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20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100MW 규모로 조성되는 한림해상풍력단지의 국제입찰 배정물량인 70MW 규모 단지에 풍력터빈을 공급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제조사끼리 경쟁하는 30MW 공급권을 놓고 진행된 입찰에 두산중공업만이 참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산중공업이 한림해상풍력단지에 풍력터빈 공급을 독점할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두산중공업 측은 독점공급의 기회를 반드시 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단계일 뿐이라 최종 계약에 이르기 전까지는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며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생각으로 계약을 확정할 때까지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풍력터빈은 박 회장이 전통적 발전설비 공급사업 대신 가스터빈과 함께 두산중공업의 미래 먹거리로 글로벌시장 진입에 공을 들이는 카드다.

박 회장은 8월 발간된 두산중공업의 2018년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가스터빈과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신재생에너지에 해당하는 제품이 바로 풍력터빈이다.

다만 에너지업계는 두산중공업 풍력터빈의 글로벌시장 진입이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글로벌 풍력터빈시장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가메사,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덴마크 베스타스의 4자 독점구도가 단단하기 때문이다.

이 터빈 제조사들은 풍력타워 제조사 및 EPC(일괄도급사업)회사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각종 입찰에 참여하며 풍력단지 조성사업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기술력에서부터 글로벌 풍력터빈 4사와 두산중공업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점차 결실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글로벌 풍력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터빈 모델은 5.5MW급 풍력터빈인데 두산중공업도 앞서 7월 5.5MW급 풍력터빈의 국제 형식인증을 받으며 상용화에 나섰다.

그동안 영흥풍력2단지, 상명육상풍력, 전남육상풍력 등 풍력단지에 3MW급 풍력터빈을 공급해오다 글로벌시장의 풍력터빈 대형화 흐름에 발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이 글로벌 풍력터빈4사와 기술격차를 좁혔다고는 해도 여전히 글로벌 진입은 먼 얘기다. 공급실적(트랙 레코드)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풍력터빈을 공급할 만한 곳은 국내 실증단지 뿐인데 국내시장은 글로벌과 비교해 풍력발전시장의 발달이 늦고 규모도 작다”며 “이런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이 지멘스가메사나 베스타스와 경쟁할만한 트랙 레코드를 축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박 회장이 미래에 두산중공업의 풍력터빈을 글로벌시장에 내놓기까지 한 건 한 건의 수주가 모두 공급실적을 쌓을 소중한 기회인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한림해상풍력단지에 5.5MW급 풍력터빈을 공급해 실적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공급실적을 글로벌시장으로 가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물론 한림해상풍력단지에 풍력터빈 공급을 성공적으로 마치더라도 박 회장과 두산중공업은 갈 길이 멀다. 글로벌 풍력시장의 터빈 대형화 추세에 선진회사들과의 기술격차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풍력터빈4사는 모두 8MW급 풍력터빈의 상용화를 마쳤을 뿐만 아니라 10MW급과 12MW급 풍력터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박 회장도 선진회사들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6월 국책과제인 8MW급 풍력터빈 개발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박 회장이 두산중공업의 풍력터빈을 글로벌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키워낼 수 있다면 풍력발전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를 타고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시장 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풍력발전 설치량은 2018년 600.5GW였으나 2025년 1019.5GW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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