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당면한 경영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것을 호소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공식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국민에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재판과 관련해 한 번도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의 성원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 동안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고 미래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며 “삼성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수사가 계속되면서 리더십이 마비되는 상황에 답답함과 위기감을 호소한 것”이라며 “삼성 내부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기회를 달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앞으로 더 이어진다면 파국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반성과 재발 방지를 다짐하면서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성명을 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박근혜 게이트가 시작된 뒤 약 3년 동안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 이 부회장의 구속 등이 이어지면서 리더십과 내부 사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삼성 노조 와해 의혹 수사 등이 이어지면서 삼성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호소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실적 악화와 수출규제, 무역갈등을 포함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오너의 비전과 경영진 실행력, 임직원 도전정신이 모두 필요한데 모두가 위축되어 있어 위기돌파를 위한 동력이 모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휴대폰시장을 장악했던 노키아가 단기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례를 예로 들며 시장 변화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게이트 이후 재판과 수사가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리더십 위기 등으로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며 “더 늦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