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나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경기마저 침체돼 있어 시장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중개업소마다 매물은 많은데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동산 투자를 계획했던 사람조차도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며 관망하는 모양새다.
▲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소장.
하지만 가치투자는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진행돼야 한다. 유행을 타는 부동산은 시장에 큰 영향을 받지만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부동산은 시장 분위기에 그리 좌우되지 않는다.
서울에서 가장 미래가치가 좋은 지역의 땅값은 지난 1년 동안 3.3㎡당 300만 원 이상이 올랐다. ‘무슨 헛소리냐’고 할 사람이 많을 줄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늘 다니는 이곳의 땅값은 시장이 좋지 않아서 오르는 폭이 줄어든 게 이 정도다.
가치투자를 요즘 하면 좋은 이유가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호황일 때는 물건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일이 많다. 설사 있다고 해도 매도자가 배짱을 부려 가격이 계속 올라가기도 한다.
하지만 매수자 우위의 시장인 요즘에는 좋은 물건도 비교적 싼 값으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이 한산할 때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 부동산은 항상 돈이 된다. 땅값이 비싼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짓는 신도시 아파트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서울 한복판에 짓는 아파트를 이길 수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고 외면하는데, 아무리 비싸더라도 아파트가 완공되면 지금보다 더 오르기 때문에 언제 사도 어느 정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다만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조합이 설립되기 전에 사는 것이 좋다.
리스크가 크면 클수록 이익도 크다. 재개발로 대박을 치려면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한 지역의 부동산을 정비구역 지정 전에 구입해야 한다. 리스크는 위험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충분한 연구와 사전조사가 선행되면 리스크는 극복할 수 있다.
서울에서 땅값은 비싼데 낡은 동네라면 정비사업이 필요한 곳이다. 도심 한복판일수록 개발 압력은 거세진다. 대규모 정비사업이 아니라고 해도 서울시는 가로주택정비사업 같은 소규모 재개발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조망이 잘 되는 높은 곳에 올라가 낡은 주택들이 모여 있는 동네를 살필 필요가 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떨어질 수 있어도 땅값은 절대 떨어질 수 없다. 용적률을 높여서 공급과잉이 되면 아파트값은 떨어진다. 하지만 서울의 땅은 새로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땅값은 숨 쉴 때 마다 오른다.
따라서 진정으로 돈을 벌려면 땅을 사는 것이 정답이다. 나대지는 구하기 힘들므로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등 구옥을 사서 나중에 철거한 후 신축하면 된다. 66㎡ 정도밖에 되지 않더라도 건물을 특색 있게 지을 수 있는 땅이면 된다.
혹자는 땅을 알아보려 다녔더니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불평이다. 맞는 말이다. 강남이나 용산 등은 4천만 원 이하 땅은 찾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영등포나 망원동 등도 3천만 원 이하 땅은 발견하기 힘들다.
반듯하고 집짓기 좋아 누구나 탐내는 땅은 잘 있지도 않지만 있다고 해도 비싸다. 따라서 고수들은 ‘싼 땅’을 찾는다. 싼 땅은 못생겼거나 하자가 있는 땅이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좋은 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강남이나 용산에도 2천만 원대의 싼 땅은 많다.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현금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직장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데다 수명이 연장되는 시대에서는 노후 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월세부동산은 정년 후에도 매달 월급처럼 돈이 나온다는 점에서 평생 마르지 않는 샘과도 같다. 월세부동산을 구입할 때는 현재 수익률보다는 미래 수익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은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향후에 손해가 될 뿐 아니라 환금성이 떨어져 만약의 경우 팔기 힘들 수도 있다.
임대료가 상승하려면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곳이어야 한다. 대규모 개발계획이 잡혀 있거나 교통망의 확충이 이루어지는 곳,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곳이어야 한다. 임대료가 상승해야 자산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에 향후 매도했을 때 상당한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있다.
서울은 끊임없이 개발이 진행되는 곳이다. 개발계획은 ‘서울 2030플랜’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이 플랜에 따라 유동인구가 앞으로 늘어날 곳이 어디인지를 살펴보면 된다.
가장 바보 같은 투자 방법은 오를 대로 오른 서울의 아파트를 사거나 갭 투자를 한답시고 경기도 일원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다. 언젠가 오를 것이라며 시골 땅을 사는 것도 현명한 투자방법은 아니다.
공급과잉의 서울 아파트는 특정 지역의 것이 아니면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른다. 기존 아파트는 거주 목적 외에는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내 집 마련은 정부가 제공하는 행복주택이나 임대아파트로 해도 충분하다.
경기도 내 신도시 아파트도 공급과잉에 서울에서 멀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을 때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갭투자는 무조건 서울 도심주택에 한정해야 한다.
별장을 짓거나 도인처럼 살기를 원하지 않을 바엔 투자 목적으로 시골 땅을 구입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한 땅 구입은 도심에서만 이루어져야 안전하고 이윤 창출 가능성이 높다.
장인석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 공채로 입사해 15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퇴사 후 재건축 투자로 부동산에 입문, 투자와 개발을 병행하면서 칼럼 집필과 강의, 상담, 저술 등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9년 7월부터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를 차려 착한투자를 위한 계몽에 열심이다. 네이버에 ‘착한부동산투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동산투자 성공방정식', '불황에도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전략', '재건축, 이게 답이다', '돈 나오지 않는 부동산 모두 버려라', '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