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3위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현대차 주가는 2일 전날보다 10.36% 내려간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가 14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10% 이상 급락한 것도 201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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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특히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졌다. 하루 동안 외국인은 1486억 원어치, 기관은 802억 원어치의 현대차 주식을 팔아치웠다.
현대차의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3조5천억 원 가량 증발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준 뒤 지금까지 3위에 머물고 있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30조5082억 원까지 줄며 SK하이닉스(37조2737억 원)와 6조7654억 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시가총액 4위 한국전력(29조4340억 원)과도 1조 원의 차이에 불과해 3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2일 전날보다 8.47% 하락한 20만 원에 장을 마감하며 또다시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장중 20만 원대도 무너지며 19만7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아차는 4.12% 내린 4만54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위아도 전날보다 12.19%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현대차 주가가 하루 만에 급락한 이유는 엔저 심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1일 현대차가 부진한 5월 판매량을 발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엔달러 환율은 한때 125엔 대까지 올랐다. 엔달러 환율이 125엔 대까지 오른 것은 200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도 890원 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전날 현대차가 부진한 판매량을 발표하자 투자심리가 더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일 지난 5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엔저로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2분기 실적부진도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앞으로 엔저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실적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진한 5월 판매실적까지 나와 자동차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다만 “6월 조업일수가 증가하면서 판매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가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엔화가치 하락이 자동차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며 “엔화의 하락세가 언제 멈출지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바닥을 확인하려면 중간배당 실시와 배당규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