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인텔은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라 있지만 PC시장 축소에 따른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안정적 지배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비메모리 반도체로 사업범위를 확대하며 인텔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 인텔, 반도체기업 알테라 167억 달러에 인수
인텔이 1일 반도체기업 알테라를 16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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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
알테라는 차량용 반도체와 통신장비, 무선통신 반도체 등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를 주로 생산해 온 기업이다.
인텔은 알테라를 인수하는 데 창사 이래 가장 큰 금액을 투자했다. 또 인텔의 이번 인수합병은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인텔은 올해 들어 알테라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인텔은 올해 초 알테라의 주식을 한 주당 54달러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알테라 경영진의 반대로 지난 4월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알테라 인수를 통해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려 한다고 풀이한다.
인텔은 PC시장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주력부문인 PC용 반도체 칩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PC시장은 계속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세계 반도체시장 1위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1분기 매출을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점유율 13.3%를 차지했지만 2위 삼성전자가 11.2%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이 PC 판매정체로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시너지로 2017년 인텔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전자,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추격에 박차
삼성전자는 자체 기술력 강화를 통해 비메모리반도체 분야를 더욱 키워나가는 동시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늘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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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최근 10나노미터 공정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정이 미세해지면 성능, 크기, 전력소모가 크게 줄어든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지난달 “10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된 스마트폰 AP의 양산준비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을 이용한 AP 양산에 최초로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올해 모바일 AP 공급확대와 애플 등의 AP 위탁생산 물량 증가로 반도체분야에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사업에서도 D램의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세계 D램시장에서 43.1%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다. 직전분기보다 시장점유율이 1.7%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반도체분야에 사상 최대의 투자를 실시하며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의 1단계로 2017년까지 15조6천억 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시장상황에 따라 새로 건설하는 생산라인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결정하려고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규모와 성장성이 더욱 큰 비메모리 분야의 역량을 강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 사장은 “모바일,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부문의 성장이 예상돼 시장상황을 보고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