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레포트를 내고 “진에어는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예상과 다르게 국토교통부 제재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며 “외형이 정체되면서 인력운영의 비효율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기대와 다르게 5월에도 국토교통부 제재 해소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지 않고 외형 성장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었던 중국 항공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되는 등 진에어가 어려운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진에어는 현재 노선 개편, 기체 가동률 향상 등을 통해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는 진에어에게 오히려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항공업계가 성수기에 진입하는 올해 3분기다. 3분기에는 여름휴가, 추석연휴 등으로 항공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진에어의 경쟁사들이 올해 배분받은 황금노선 신규 취항을 시작한다.
제주항공은 올해 7월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이스타항공 역시 부산~싱가포르 노선 취항과 새 중국 노선 취항을 위해 최근 B737-800 기종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들여왔다. 에어서울은 부산~장자제(장가계) 노선을 9월 신규 취항할 계획을 세웠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이 5월 초 배분받은 인천~베이징, 인천~상하이 등 중국 황금노선의 취항 역시 성수기인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새로 항공면허를 발급받은 저비용항공사 세 곳 가운데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국제선 노선 취항을 시작한다.
진에어로서는 모든 저비용항공사들이 노선 확대와 기재 추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손발이 묶인 채 국토교통부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의 추가 기재 도입이 하반기에도 이뤄지지 못한다면 외형 성장률 측면에서 국내 경쟁사와 격차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진에어는 올해 3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뒤 3월 주주총회를 계기로 국토교통부의 제재가 풀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국토교통부는 진에어 제재 해소와 관련해 전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최정호 진에어 대표는 8일 인천에서 열린 항공운송심포지엄에서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에 참가하지 못한 것은 매우 힘들고 속상하다”며 “국토교통부와 약속한 일들은 다 했으며 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답을 기다리고만 있는 상황과 관련된 답답함을 간접적으로 털어놓았다.
국토교통부 제재가 길어지면서 진에어 내부에서도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진에어 노동조합은 4월1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지난 9개월 동안 진에어 노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토교통부 제재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당신들이 바라던 모든 것이 해결된 이 시점에 국토교통부는 더 이상 정치논리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진에어의 한 직원은 “국토교통부에서 구체적 방안을 이야기라도 해준다면 그대로 이행하면 될 텐데 ‘아직 제재 해소가 어렵다’는 답변만 반복하니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와 계속해서 소통하며 제재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소통을 강화하고 내부적으로 더욱 투명한 경영환경을 만들어 빠른 시간 안에 제재가 풀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