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반도체시설 투자에 들이는 금액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평택과 중국 시안에 짓고 있는 새 반도체공장 건물이 내년에 완공돼 시설투자를 준비 중이고 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청주와 중국 우시의 반도체공장에 본격적 설비투자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반도체기업들의 투자 축소로 올해 하반기부터 업황 회복이 예상된다"며 "반도체기업들이 2020년 투자 확대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은 최근 메모리반도체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시설투자를 축소해 반도체 출하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급 감소 효과가 올해 3분기부터 업황에 반영되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반도체시장이 다시 공급 부족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높아졌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를 예상해 시설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와 비교해 내년 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D램 증설투자를 아예 하지 않고 낸드플래시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기준 월 1만5000장 규모의 투자만 벌일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월 2만 장, 낸드플래시에 1만5000장 규모의 시설 투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0년에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도 연구원은 2020년 삼성전자의 신규 투자 규모가 D램 5만 장, 낸드플래시 10만 장에 이르며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는 D램 4만 장, 낸드플래시 4만 장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시설투자 규모는 올해의 10배, SK하이닉스의 투자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에 평택 제2반도체공장과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건물이 완공되면 시설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완공한 청주 M15공장과 중국 우시 D램공장에 설비투자를 늦추고 있지만 내년부터 장비 반입에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 반도체시설 투자계획을 수정하면서 2020년부터 대규모 투자가 재개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