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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무게추를 기업 구조조정에서 혁신기업 지원으로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2-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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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조직개편을 통해 산업은행의 무게추를 기업 구조조정에서 혁신기업 지원으로 옮기고 있다.

그동안 골머리를 앓았던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산업은행 무게추를 기업 구조조정에서 혁신기업 지원으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0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연말 조직개편은 구조조정 기능을 축소하고 혁신성장금융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산업은행은 크게 9부문체제로 이뤄졌는데 이 9부문이 산업은행의 핵심조직이다.

산업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9부문 가운데 하나인 구조조정부문을 구조조정본부로 축소하는 대신 기존 혁신성장금융본부를 혁신성장금융부문으로 확대했다.

산업은행은 2015년 말 구조조정본부를 구조조정부문으로 확대하고 담당 임원도 본부장급에서 부행장급으로 높였는데 3년 만에 원위치로 돌아왔다.

주요 기업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올해만 해도 금호타이어와 한국GM의 구조조정을 마쳤다.

한국GM은 최근 몇 달 동안 법인 분리를 놓고 산업은행과 갈등을 빚었지만 막판에 산업은행이 법인 분리 찬성으로 돌아서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산업은행은 한국GM과 ‘주주 간 분쟁해결 합의서’를 맺고 지원하기로 한 자금을 모두 집행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큰 잡음 없이 경영 정상화가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모두 47척, 68억1천만 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수주목표인 73억 달러의 93%가량을 채웠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올해 순이익 1조 원 가까이 낼 것으로 전망되며 내년 역시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순항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나 대우건설 매각 등이 남아있지만 현대상선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함께 지원하고 있어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산업은행의 조직개편으로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의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한국수출입은행도 조직개편을 통해 해양구조조정본부를 없앴다.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을 피하기 어려운 데다 정치권의 간섭과 반발, 일자리 문제, 지역경제 등 신경써야 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전문성 논란 역시 매번 따라붙는다.

이동걸 회장 역시 국책은행이 부실기업을 일방적으로 떠맡고 이에 따른 책임도 전적으로 지는 현재의 구조조정 시스템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다.

그는 10월 국정감사에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놓고 “애초에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라며 “지금 들고 있는 부실기업은 4~5년 전 이전 정부에서 내린 결정이고 내가 취임한 뒤에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밑으로 들어온 회사가 도덕적 해이에 빠지기 쉽다는 문제도 있다. 민간 회사에 매각되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겪게 되지만 산업은행 아래로 편입되면 상대적으로 구조조정 강도가 낮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기업구조혁신 지원방안 추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기업 구조조정은 국책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해 ‘관치’라는 오해를 받아왔다”며 “기업들의 시장성 차입이 늘어나면서 구조조정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도 확대돼 기존과 같이 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으로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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