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벌인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새 중저가 스마트폰을 생산해 인도 스마트폰시장 수성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인기가 높은 10~20만 원대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정면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17일 "삼성전자와 화웨이에 이어 오포와 원플러스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인도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오포는 최근 인도에 약 1조6천억 원을 들여 5G와 인공지능 등 스마트폰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원플러스도 내년 3월 문을 여는 인도 연구소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내수시장의 가파른 침체로 수요 확보에 고전하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여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는 휴대폰 보급률이 높지만 스마트폰의 비중은 아직 전체의 절반 수준에 그쳐 당분간 스마트폰의 신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인도에서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관련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약 8천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존의 2배 규모로 늘릴 수 있는 노이다 공장 증설을 마무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7월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도 IT 전문매체 '91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이다 공장에서 새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 시리즈의 대량 생산을 시작하며 새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갤럭시M은 삼성전자가 중국과 인도 등 저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새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이다.
91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양산하고 있는 갤럭시M10과 M20이 기존의 갤럭시J7과 갤럭시온7 등 10만 원대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자체 프로세서 '엑시노스7870'과 3기가 램, 32기가 내장 메모리와 풀HD급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해 기존의 보급형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사양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전략을 뒤따라 가격 대비 성능을 개선한 새 보급형 스마트폰을 앞세워 맞불작전을 펴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개발실 사장이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인도 출장길에 동행한 점도 새 스마트폰 라인업의 출시를 앞두고 공장 가동 상황과 유통망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지고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동남아시장도 점차 화웨이 등 중국 경쟁사에 빼앗기며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었다.
삼성전자가 6년 째 1위를 지켜왔던 인도 스마트폰시장마저 중국업체에 점유율 선두를 완전히 빼앗기며 갈수록 불안한 처지에 놓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홈페이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3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모두 출하량 점유율 1위를 중국 샤오미에 내줬다.
▲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판매하는 10만 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J7'과 '갤럭시온7' |
중국 오포와 비보의 점유율도 각각 10%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늘어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샤오미가 15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역시 100달러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10만 원대의 가격에 사양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는 갤럭시M 시리즈의 출시는 중국 스마트폰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노이다공장은 2020년까지 연간 1억2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꾸준한 생산라인 투자가 벌어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원가 경쟁력도 갈수록 강화될 공산이 크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현지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면세 혜택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