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4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재닛 옐런 의장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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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미국이 4월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하면서 최경환 부총리는 외국인투자자 자금유출 문제에 대비할 시간을 벌었다.
연방준비제도는 18일 금리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끝낸 뒤 성명서에서 ‘통화정책 정상화까지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연방준비제도는 대신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치인 2%에 이른다는 합리적 확신이 설 때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표현을 넣었다. 연방준비제도는 이전부터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금융시장에 줄 충격을 줄이기 위해 관련된 문구를 성명서에 넣곤 한다.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당시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표현을 ‘통화정책 정상화까지 인내심을 발휘할 것’으로 바꿨다. 올해 1월 회의에서 그 문구를 유지했으나 이번에 ‘합리적 확신’으로 바꿨다.
연방준비제도는 성명서에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6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성명서에서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제거했다고 해서 우리가 조바심을 보인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달러화강세 때문에 수출과 물가상승률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연방준비제도는 이날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 2.6~3.0%에서 2.3~2.7%로, 물가상승률은 연 1.0~1.6%에서 0.6~0.8%로 대폭 낮췄다.
증권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가 달러화 강세로 미국의 경기회복속도가 느려지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연방준비제도의 성명서를 보면 기준금리 인상시기는 6월보다 9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도 금리를 천천히 올려야 한다는 비둘기파 위원들이 더 우세한 상황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도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 인상을 6월로 못박지 않았다”며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는 느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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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우리 정부는 미국이 신중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기자들에게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쪽으로 금융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제체질을 확고하게 만들어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정부는 지난달 기준 3623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국가 가운데 7번째로 외환보유액이 많아 자금유출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단기외채도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외채의 31.7%로 양호한 수준이다.
한국은행도 19일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연방준비제도의 정례회의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외국인투자자가 국내시장에 투입했던 자금이 미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화 강세 현상이 약화할 것”이라며 “한국과 같은 신흥국가에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이전보다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미국이 유례없이 느린 속도로 금리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기준금리라는 대외적 요소가 안정을 찾으면서 국내정책과 기업들의 실적 등 대내적 요소가 한동안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