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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진에어 투자 확대해 저비용항공사 경쟁 뛰어들어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3-19 17: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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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진에어 투자 확대해 저비용항공사 경쟁 뛰어들어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올해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조 회장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을 따라잡으려 한다.

그동안 진에어가 계속 커질 경우 대한항공의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왔다.

하지만 조 회장은 좀 더 공격적으로 진에어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한다. 저비용항공사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데다 아시아나항공도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제2의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상호 보완해 전체 시장을 키울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진에어, 업계 1위 제주항공 따라잡는다

진에어는 올해 6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모두 1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이 가운데 3대는 350명 이상을 실어나를 수 있는 중대형 기종이다. 운항거리가 1만4400㎞로 미주나 유럽까지 운항할 수 있다.

진에어는 이 항공기를 인천~하와이 등 중장거리노선에 투입한다.

진에어는 지난해 이미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중대형기종을 도입해 인천~괌 노선에 투입했다.

진에어는 올해 부산에서 출발하는 노선도 대거 늘린다.

진에어는 지난달 5년 만에 부산에 다시 취항했다. 현재 부산~제주 노선을 운항중이다. 올 하반기부터 후쿠오카, 방콕, 홍콩 등 8개 국제선에도 취항한다.

진에어는 항공기 도입과 함께 직원 채용도 늘린다. 진에어는 현재 750명인 직원을 연말까지 1천 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진에어는 올해 목표로 매출 5010억 원, 영업이익 230억 원을 정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6% 증가한 수치다.

항공기 도입이 완료되면 진에어는 좌석 수 기준으로 저비용항공사 1위가 된다.

◆ 대한항공은 점유율 하락, 진에어는 상승

진에어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함에 따라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경영진들은 묘수를 찾아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진에어가 대한항공의 노선을 침범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대한항공의 수익성도 점차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2008년 7월 운항을 시작한 뒤 한동안 대한항공과 겹치지 않는 단거리노선을 위주로 운항해 왔다.

  조양호, 진에어 투자 확대해 저비용항공사 경쟁 뛰어들어  
▲ 조현민 진에어 전무
하지만 진에어는 현재 방콕, 세부, 코타키나발루, 홍콩, 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괌 등 취항하는 곳 대부분이 대한항공과 겹친다. 진에어가 적자 위험이 큰 신규노선보다 대한항공이 이미 취항해 어느 정도 검증된 노선에 취항했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이 운항하지 않는 노선도 운항 중이다. 오키나와, 나가사키, 마카오 등은 대한항공이 아닌 진에어가 취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고민은 어느 정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국내 7개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승객이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승객은 2012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국제선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20%대로 내려갔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점유율은 2012년 35.6%에서 지난해 29.2%로 2년 동안 6.4%포인트 떨어졌다.

국내선 점유율 역시 전년보다 3.2%포인트 내려간 27.3%를 기록했다.

반면 진에어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국제선에서 136만1천 명을 실어나르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선에서 9.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 저비용항공사 경쟁 격화, 투자해야 생존 가능

조양호 회장이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진에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는 저비용항공사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등 6시간 이내 노선은 이미 포화상태다. 저비용항공사간 가격경쟁도 치열하다. 저비용항공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항공권을 할인판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서울에어’도 출범을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규모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이 부산을 거점으로 해 진에어와 직접 경쟁을 피했지만 서울에어는 수도권에서 맞붙게 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시장에 아직까지 뚜렷한 강자가 없는 만큼 시장 초기에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1위 제주항공과 2위 에어부산, 3위 진에어는 점유율 차이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공략 고객층을 달리해 신규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인천~괌 노선에서 시간대를 달리해 운항하면서 괌으로 향하는 관광객 자체가 크게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대한항공이 단독운항한 2009년 약 18만 명이었던 수송승객은 진에어가 함께 운항한 2013년 약 35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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