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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의 흑역사, '절대권력은 절대부패' 교훈 남겨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2-05 17: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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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은 영욕의 자리다.

농업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지니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결과 대부분 끝이 좋지 않았다.
 
농협중앙회장의 흑역사, '절대권력은 절대부패' 교훈 남겨
▲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 회장(왼쪽)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 회장.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면서 역대 농협중앙회장들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역대 민선 농협중앙회장은 모두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특히 전임 4명 가운데 최원병 전 회장을 제외한 3명은 비자금 조성,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실형을 받으면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최 전 회장은 사법처리는 피했지만 포토라인에 섰다.

김병원 현 회장도 현재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 방식은 1988년부터 전국의 농협 조합장들이 투표로 선출하는 민선제로 전환됐다. 

첫 민선 회장인 한호선 전 회장은 1994년 3월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한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 예산을 전용해 4억8천만 원 규모의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비자금 가운데 4억1천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2대 회장인 원철희 전 회장도 재임기간에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1999년 4월 구속됐다. 

원 전 회장은 업무추진비 6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이 비자금을 한 전 회장의 지방자치단체 선거자금으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3대 회장인 정대근 전 회장은 임기 도중에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2006년 5월 구속됐다. 

정 전 회장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전 사옥을 현대자동차에 팔면서 시세보다 700억 원을 덜 받았다. 정 전 회장은 이 대가로 3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그는 2006년 농협중앙회의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 대가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농협중앙회 자회사였던 휴켐스를 매각할 때 당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 20억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4대 최원병 회장도 ‘리솜리조트 부실대출’ 건으로 수사를 받아 본인은 사법처리를 면했으나 최측근들은 실형을 받았다.

김병원 현 회장은 1심에서 이미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받았는데 현재 김 회장과 검찰이 모두 항소해 2심이 진행되고 있다.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김 회장은 2020년 3월에 끝나는 임기를 모두 마칠 가능성이 크다.

농협중앙회 회장들이 이른바 ‘흑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는 이유로 회장 한 명에게 절대권력이 집중된 지배구조가 꼽힌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임 직책이지만 법에 명시되지 않은 권한이 막강하다.

NH농협금융지주의 예를 들면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인사권은 원칙적으로 NH농협금융지주에 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NH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

농협은 전국에 걸쳐 방대한 조직을 갖추고 있다. 전체 조합원 수만 6월 말 기준으로 223만 명에 이르며 전국에 모두 합쳐 1127개의 농협과 축협을 두고 있다. 계열사만 해도 34곳에 이른다.

농협의 복잡한 사업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용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몸집을 키우면서 비리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조직문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역대 농협중앙회장들이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되는 과정에서도 이를 지적하고 개혁을 위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회장에 대한 견제가 거의 없어 대의원회나 이사회에서 회장이 하려는 일을 반대하는 일이 거의 없다”며 “말만 비상임이지 회장 한 명이 중앙회 전체를 지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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