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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아픈 손가락' 된 팜한농 손댈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8-11-20 17: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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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새 출발은 가볍게 하고 싶어 한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가 LG화학의 미래전략을 세우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팜한농의 처지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신학철, LG화학 '아픈 손가락' 된 팜한농 손댈까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

20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주재한 사업보고회가 종료되면서 각 계열사별로 2019년 사업계획의 큰 틀이 짜여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G화학은 새 대표가 취임한 상황이라 구 회장에게 보고된 사업보고서 내용대로 2019년을 맞이할 가능성이 낮다.

신 내정자가 박 전 부회장이 세운 사업기조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전략 아래 팜한농처럼 실적이 부진한 부문에서 손을 떼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박 전 부회장은 LG그룹의 3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레드바이오(제약 등 의료), 화이트바이오(물, 에너지), 그린바이오(작물재배, 비료)를 꼽았다. 팜한농은 그린바이오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LG화학의 주력사업인 석유화학부문을 제외하면 전자재료, 생명과학과 함께 올해 실적이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곳이 팜한농이다.

전자재료부문은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전기차용 배터리부문과 연계해 2019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생명과학부문은 LG화학이 12일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업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구체적 사업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유일한 사업 분야라는 점에서 LG화학이 팜한농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유안타증권은 팜한농이 올해 16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52.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3분기에 영업손실 188억 원을 본 점이 치명적이다.

팜한농은 농업 관련 사업의 특성상 상반기에 영업이익을, 하반기에 영업손실을 보는 실적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3분기에 낸 영업손실 70억 원의 2.5배가 넘는다.

팜한농은 2016년 4월 LG화학에 인수돼 2017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며 본격 성장이 예상됐지만 올해 다시 부진한 실적을 냈다.

팜한농은 박 전 부회장이 공동대표를 겸임하면서 해외 인수합병까지 고려한 대대적 투자를 예고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팜한농 관계자는 “팜한농은 2월 태국에 종자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현지시험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서도 “그 외의 투자는 현재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부회장체제에서 팜한농이 내실을 다지는 과정을 거친 점도 오히려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팜한농은 LG화학에 인수된 뒤 일부 자회사들을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군살빼기 과정을 거쳤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팜한농의 사업체 규모가 줄어들어 매각이 손쉬워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팜한농은 2016년 10월 새만금팜, 팜피에프아이, 팜세레스 등 자회사를 청산했고 2017년 2월에는 팜바이오텍을 대일제약에 매각했다. 팜흥농과 아그로텍은 흡수합병했다.

팜한농은 인수되기 전 11개였던 종속회사가 2018년 3분기에는 4개로 줄었다.

매출 규모를 따져도 LG화학이 팜한농에서 손을 떼는 데에는 부담이 적다. LG화학의 연 매출은 지난해 25조7천억 원이었는데 팜한농은 6천억 원으로 팜한농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LG화학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한 석유화학부문의 업황 악화 상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전기차용 배터리부문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부문에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은 신 내정자체제에서 팜한농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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