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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최하위 운용수익률, 최광 어떻게 높이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3-01 09: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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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최하위 운용수익률, 최광 어떻게 높이나  
▲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민연금 기금규모는 올해 500조 원을 돌파를 앞두고 있다. 규모로 보면 세계 3대 연기금의 반열에 들어섰다.

국민연금 기금규모는 1988년 출범 당시 5300억 원이었지만 2003년 100조 원을 넘어섰고 2013년 400조 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금은 469조8229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금이 늘어날 수 없다. 급속한 고령화로 수급자는 늘어나고 가입자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2013년 발표한 국민연금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기금은 2043년 2561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44년부터 적자가 발생해 감소하기 시작한다. 정부는 적자 지속 16년 만인 2060년 기금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말 내놓은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국회예산처는 보건복지부의 예상보다 7년이나 이른 2053년 기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다. 적자전환 시점도 2038년으로 앞당겨졌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저부담 고급여 체제를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인 보험요율을 2028년 15%까지 점진적으로 높여야 기금고갈 시기를 2100년으로 늦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가 100만 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연금 개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제도 개편에 손을 대기는 쉽지 않다. 국민들의 반발도 매우 크겠지만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을 잘해 수익률을 높이면 그만큼 기금 고갈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이 1%포인트 늘어날 경우 2040년 기금규모는 정부가 예상한 2497조 원보다 727조 원 많은 3221조 원이 된다. 2%포인트 늘어나면 2040년 기금은 4131조 원이 된다.

국민연금의 장기수익률은 우수한 편이지만 최근 수익률은 그다지 좋지 않다. 2012년과 2013년 수익률은 각각 7.0%, 4.2%로 세계 6대 연기금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3년 동안 수익률에서도 해외 연기금들에 밀린다. 2013년까지 국민연금의 3년 동안 수익률은 4.5%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12.6%), 미국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10.2%)에 한참 뒤진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미국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규모는 우리 돈으로 각각 215조 원, 304조 원으로 기금 규모가 국민연금보다 작아 공격적 운용이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네델란드공무원연금의 경우 규모가 446조 원으로 국민연금과 비슷한데도 수익률은 10.2%로 국민연금 수익률의 두배가 넘었다. 일본공적연금펀드(1270조 원, 8.6%), 노르웨이정부연금기금(890조 원, 8.9%)도 국민연금보다 규모가 큰 데도 수익률이 높았다.

이는 국민연금이 보수적으로 기금을 운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투자자산 중 채권이 전체자산의 59.7%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이 67%를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6대 연기금 가운데 나머지 4곳의 안전자산 비중은 40% 미만이다.

해외 연기금은 최근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채권 등 안전자산의 투자수익률이 낮아지자 위험성이 있지만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로 전환했다. 그 덕분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두 자릿수 이상의 큰 손실을 본 것을 만회할 수 있었다.

국민연금은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면서 2008년 해외 연기금들이 큰 손실을 볼 때도 손실률을 0.21%로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경제도 본격적으로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면서 국민연금은 목표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2013년 수익률(4.2%)과 2014년 수익률(5.25%)은 각각 6.6%, 6.1%의 목표수익률에 미달했다.

국민연금은 중장기 수익률이 우수하기 때문에 단기수익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2013년까지 국민연금의 10년 평균 수익률은 6.01%로 네덜란드(5.99%), 노르웨이(5.57%)와 비슷했고 미국(6.99%), 캐나다(7.38%)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일본(2.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국민연금 중장기 수익률은 꾸준한 편이다. 5년 수익률(6.8%)과 10년 수익률(6.0%)이 1988년 기금설립 이후 26년 동안 평균수익률(6.1%)과 큰 차이가 없다.

국민연금은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 방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자산 목표비중은 국내채권 52.9%, 해외채권 4.0%로 여전히 채권의 비중이 56.9%로 높을 것으로 보인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안전성을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안정성이 최우선”이라며 “기금을 투기자본처럼 운용하다 실패해 엄청난 손실을 보면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장기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높은 수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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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하지만 최근의 낮은 수익률을 감안할 때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원종욱 연구원은 “대체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자산을 배분해 수익률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채권 위주 투자로 지금까지 수익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해외주식으로 8.94%의 수익을 올렸다. 코스피 하락으로 국내주식 수익률이 -5.43%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체투자 수익률도 해외와 국내에서 각각 15.26%, 9.48%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민연금은 채권 위주 안정적 투자 방침을 고수하되 이런 점을 고려해 투자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대비 해외주식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식자산 가운데 해외주식 비중은 2005년 말 3.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39.4%로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새로 해외사무소도 내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오는 7월 싱가포르해외사무소를 개소하기 위해 설립추진단을 25일 발족했다. 2011년 뉴욕, 2012년 런던에 이은 세 번째 해외사무소다. 싱가포르해외사무소는 아시아와 호주지역의 투자기회를 발굴한다.

국민연금은 또 대체투자 가운데 하나로 헤지펀드에도 투자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6일 연금 투자다변화 방안의 하나로 헤지펀드 투자방안을 심의하고 의결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헤지펀드에 투자가 이뤄진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해지펀드의 위험성을 고려해 투명성과 위험관리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 헤지펀드 투자는 우선 해외 대형 자산운용사에 투자운용을 위탁하는 해외 재간접(펀드오브펀드) 방식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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