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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뉴시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KB금융의 지배구조개선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KB금융 차기 회장을 선임할 때 현직 회장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회장 연임우선권, 갑론을박 끝에 결정 미뤄
KB금융은 27일 이사회를 열어 KB금융지주 지배구조개선안 가운데 일부 내용과 차기 이사회 구성 등을 확정했다.
그러나 차기 회장을 선임할 때 현직 회장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안은 격론 끝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는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지배구조개선안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의견을 모은 뒤 다음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에서 경영권 승계를 놓고 현직 회장 임기가 끝나기 전 연임을 묻고 경영성과를 판단해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경우 차기 회장까지 맡게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경영의 연속성을 보장해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려는 것이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금융지주회사들이 이런 방식을 채택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방안은 현직 회장의 권력이 자칫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한동우 회장이 2011년 처음 취임했을 때 이런 승계방안을 마련했으나 2013년 연임 당시 경쟁후보의 이의제기로 이를 폐지했다.
윤 회장과 사외이사들은 지난 25일 간담회를 열어 이 문제를 사전논의했으나 결국 27일 이사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KB금융은 오는 3월9일 이사회를 열어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권 부여 안건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현직 회장에 대한 연임 우선권 부여가 결정되면 윤 회장부터 이를 적용하려고 한다.
김 사외이사는 “연임 우선권이 지배구조개선안에 들어가는 것이 확정될 경우 윤종규 회장도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룹경영관리위원회 신설, 사외이사 매년 심사
KB금융은 이사회에서 금융지주사 전반의 경영안건을 심의하는 그룹경영관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그룹경영관리위원회는 지배구조개선안의 핵심내용 중 하나로 경영진의 권한을 강화해 사외이사의 전횡을 방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윤 회장은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카드, 증권, 보험 등 중 계열사 사장과 임원진 10여 명과 함께 그룹경영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위원회는 KB금융과 계열사들의 경영전략과 인수합병은 물론이고 출자와 배당정책 등 각종 경영현안을 논의한다.
KB금융은 또 금융지주회사 이사회의 권한을 늘려 계열사 전반에 대한 감독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KB금융은 계열사 이사회 내부에 있던 위원회 기능들을 KB금융 이사회와 위원회로 점차 옮기기로 했다.
KB금융 이사회에게 계열사가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KB금융 이사회의 내부 위원회도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기존에 있던 이사운영위원회와 경영전략위원회는 폐지된다. 대신 지배구조위원회가 새로 생겨 회장후보와 계열사 사장단 후보 추천을 맡는다.
KB금융은 이사회가 차기 사외이사 후보 7명을 최종적으로 추천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윤 회장과 이홍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차기 사외이사 후보들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맞춰 회계, 재무, 법률 등 다양한 금융 관련 분야의 경력을 쌓은 사람들로 선임됐다”며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17명 가운데 3명이 최종적으로 선정돼 주주대표성도 띄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사외이사 후보 7명 가운데 김유니스 이화여자대학교 로스쿨 교수와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은 각각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와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와 신 전 사장은 KB금융 주주대표를 맡아 이들을 추천했다.
이병남 LG인화원 원장은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앞으로 1년마다 사외이사들에 대한 내부와 외부평가를 실시해 가장 평가가 낮은 사외이사 2명은 연임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