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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 원가부담 갈수록 커져 아이폰과 경쟁에 부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10-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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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차별화에 주력하며 고가 부품의 탑재 비중을 갈수록 늘리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 아이폰과 부품 원가 차이가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으로 경쟁에 약점을 안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원가부담 갈수록 커져 아이폰과 경쟁에 부담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14일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이 '아이폰XS' 시리즈를 포함한 새 스마트폰에서 역대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인용한 시장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1249달러의 아이폰XS맥스(256GB) 1대를 판매할 때마다 부품 원가 443달러를 제외하고 806달러를 벌어들인다.

제품 개발비와 마케팅비, 유통비 등을 제외해도 막대한 수익을 거두기에 충분하다.

포천은 "스마트폰에서 이 정도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유일하게 애플만 갖추고 있는 능력"이라며 "차별화된 수준의 수익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아이폰 고가 전략을 강화하며 올레드 패널과 대용량 메모리 등 고성능 부품의 탑재 비중을 늘렸다. 스마트폰시장 침체로 판매량이 줄어들자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노트9 등 최신 스마트폰에 이전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된 카메라와 대용량 배터리, 반도체와 발열을 낮추는 쿨링시스템 등을 적용하며 고가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새 스마트폰의 부품 원가가 이전에 출시한 제품보다 크게 높아져도 판매가격에 이를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오히려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9플러스는 840달러에 출시됐는데 부품 원가는 376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아이폰과 부품 원가는 비슷하지만 판매가격 차이가 훨씬 크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발전에 따른 원가 상승을 가격 인상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수익성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시장 침체의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차기 신제품에 고성능 부품을 더 적극적으로 채용하며 하드웨어 차별화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갤럭시S10은 트리플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모듈, 대용량 램과 더욱 발전한 디스플레이 등 고가 부품의 탑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S9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의 반응과 함께 판매량이 부진해 갤럭시S10의 판매가격을 크게 올려 수익 개선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과 5G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5G와 접는 스마트폰을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부품 원가부담이 커 실적에 기여하는 폭은 작을 가능성이 높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접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올레드 패널 가격만 따져도 일반 스마트폰의 3배에 이르는 300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대화면 탑재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와 배터리, 기판과 필름 등 다른 부품까지 합치면 원가 부담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전문매체 BGR에 따르면 애플은 5G 스마트폰의 원가와 라이선스비용 등이 비싸다는 이유를 들어 최소한 2020년까지 5G 아이폰 출시 계획을 잡아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차별화를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맞설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고성능 부품의 탑재 확대를 통한 성장 전략을 포기하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이런 전략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애플 아이폰과 경쟁에서 약점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원가부담 갈수록 커져 아이폰과 경쟁에 부담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에 적용된 다양한 부품 안내.

소비자들이 갈수록 높아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에 부담을 안아 수요가 더욱 줄어들어도 삼성전자는 높은 생산원가 때문에 스마트폰 판매가격을 낮춰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면 애플은 부품 원가가 판매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유동적으로 책정해 시장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애플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아이폰의 원가를 올리지 않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 등 기술의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고가 전략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꾸준한 하드웨어 변화와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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