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이른 시일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에 신규 시설 투자를 벌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중소형 올레드 패널에 생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공급 과잉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새 공장에 중소형 올레드 생산설비를 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패널업체들이 대규모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수요 증가를 예상해 지난해부터 새 공장 설립을 검토해왔지만 올해 초 패널 수요가 감소하자 투자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스마트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올레드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줄어들어 이른 시일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로 짓는 A5공장에 중소형 올레드 생산설비 대신 차세대 TV 패널인 대형 퀀텀닷 올레드 패널 생산 투자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미 애플 등 기존 고객사의 중소형 올레드 수요와 접는 스마트폰 수백만 대에 탑재될 패널 생산능력을 충분히 갖춘 만큼 투자 확대가 시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BOE를 포함한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최근 중소형 올레드 패널에 생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투자가 쉽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세계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 출하량은 6세대 원판 기준으로 올해 월 20만 장 안팎에서 2020년에 월 33만 수준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중화권 패널업체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생산능력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 과잉을 우려해 신규 투자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 패널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패널 확보처를 다변화하려 애쓰고 있는 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수요를 낙관하기 어렵게 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로 독주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중국 등 경쟁사의 진출이 본격화되면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패널업체들이 올레드 기술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만큼 대규모 생산 투자를 벌인 뒤에도 실제 양산에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업체가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양산하기 불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새 공장에 중소형 올레드 신규 투자를 벌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