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트윗을 올려 주식 사기 혐의로 고소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CNBC, CNN 등 미국 매체들이 27일 보도했다.
▲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상장폐지하겠다고 밝힌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
외신 보도에 따르면 증권거래위는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머스크가 거짓된 발언으로 (투자자에게) 오도하면서 규제기관 등에 적절한 고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위는 머스크 CEO가 유죄로 인정되면 경영자로서 권한을 박탈할 것을 경고했다.
스테파니 애버키언 증권거래위 집행분과 국장은 CNBC에서 “공개기업 CEO는 주주에 책임이 중대하다”며 “그 책임에는 투자자에게 하는 말이 정확하고 진실해야 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매체는 “이번 법적 조처가 머스크 CEO에게 큰 타격을 주고 테슬라의 재정 위기를 부를 수 있다”며 “증권거래위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신속하게 조사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조처를 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언론 보도 뒤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1%나 폭락했다.
머스크 CEO는 8월7일 트위터에서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taking Tesla private)하겠다”며 “자금이 확보돼 있다(funding secured)”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 자금을 확보한 것이라며 상장 폐지와 관련한 주식 전환 제안가로 주당 420달러를 제시했다.
머스크 CEO가 '폭탄 트윗'을 한 뒤 테슬라의 주가는 11%까지 치솟았다. 트윗 뒤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의 제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주주들의 반대가 계속됐다.
머스크 CEO는 3주 만에 비상장 전환 계획을 없던 일로 백지화했다.
증권거래위는 머스크 CEO가 이 트윗을 올릴 당시 자금 조달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관련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 법인도 증권거래위의 고소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투자자들도 머스크 CEO가 ‘상장 폐지 트윗’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며 소송을 냈다.
증권거래위는 CEO가 하는 발언은 기자회견이나 컨퍼런스 같은 공개적 자리가 아니라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도 책임을 똑같이 진다는 입장을 내놨다.
찰스 화이트헤드 코넬대 로스쿨 교수는 CNN에서 "머스크 CEO 혐의는 매우 심각한 것"이며 "내부 거래나 주가 조작 등 중대한 경제 범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증권거래위의 고소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나는 진실성을 놓고 절대로 타협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머스크 CEO는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증권거래위가 고소한 것은 나를 매우 슬프고 실망스럽게 한다"며 "나는 진실하고 투명하게 최선을 다해 행동했고 진실함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대한 가치"고 말했다.
미국 법무부도 증권거래위와 별도로 머스크 CEO 트윗의 법 위반 여부를 내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