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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만도 전기자전거사업 올해 승부 본다

김수진 기자 ksj01@businesspost.co.kr 2015-02-17 1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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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원, 만도 전기자전거사업 올해 승부 본다  
▲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두 개의 바퀴로 가는 전기자동차.”

자동차부품기업 만도가 최근 2세대 전기자전거를 공개했다.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는 삼천리자전거나 알톤스포츠의 전기자전거와 차이가 있다.

보통 자전거업체의 전기자전거는 레저용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만도풋루스의 목표는 자동차를 대체하는 이동수단이 되는 것이다.

만도풋루스의 특징은 페달과 바퀴를 잇는 체인이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자전거는 움직이려면 페달을 반드시 밟아야 하고 배터리는 힘을 더하는 역할만 한다. 그러나 만도풋루스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배터리의 힘만으로 움직인다. 페달을 밟으면 충전이 돼 배터리만으로 갈 수 있는 주행시간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만도풋루스의 1세대 전기자전거는 440만원 대로 상당히 비쌌다. 대부분의 전기자전거는 150∼200만 원대다.

그런데 만도는 2세대 만도풋루스 ‘아이엠’의 소비자가격을 286만 원으로 내렸다. 만도는 이전 제품보다 성능을 높였지만 가격은 첫 모델의 60% 정도로 낮췄다. 가격을 낮춰 대중성을 확보하고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만도는 지금까지 해외시장에서 전기자전거사업에 주력했지만 이제 국내에서도 전기자전거시장이 형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만도의 전기자전거사업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2010년부터 전두지휘했다. 만도는 올해부터 2세대 전기자전거를 통해 국내사업에 나선다.

정몽원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만도의 전기자전거는 올해 성공할 수 있을까?

◆ 정몽원의 작품,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

만도가 2세대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이유는 디자인을 일체형으로 바꿨고 배터리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기존 1세대 만도풋루스는 접을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하지만 새 버전은 이 기능을 없애 단가를 낮췄다.

종전 모델은 배터리 탈부착이 불가능했고 3시간 충전으로 40㎞ 주행이 가능했다. 이번 모델은 배터리를 자전거 본체에서 탈부착할 수 있어 별도충전이 가능하도록 제작했다.

배터리는 삼성SDI를 통해 공급받는다. 페달을 밟으면 자가발전이 가능한 주행거리가 최대 60㎞까지 늘어난다.

  정몽원, 만도 전기자전거사업 올해 승부 본다  
▲ 만도풋루스는 지난해 네덜란드 국제공항 면세점 'CAPI' 에 입점했다
이런 기술개발과 사업추진은 정몽원 회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2남이다. 정 회장이 1997년 한라그룹 회장에 오른 뒤 처음 시작한 사업이 전기자전거사업이었다.

만도풋루스 1세대는 한라그룹이 2009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 가운데 하나로 3년 동안의 연구개발을 거쳐 출시한 제품이다. 체인이 없는 전기구동 방식을 채택해 3시간 충전으로 40㎞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최대속도는 시속 25㎞였다.

만도풋루스 1세대는 2010년 ‘서울 국제바이크쇼’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정 회장은 사업화를 추진했다. 정 회장은 “이동수단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2012년 만도풋루스 1세대가 출시됐다.

정 회장은 전기자전거사업을 새로운 성장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계열사 조직을 개편했다.

지난해 6월 한라마이스터에 있던 전기자전거 유통판매본부(SPM팀)은 자동차부품 계열회사인 만도로 통합됐다. 이로써 만도는 전기자전거에 대한 기술개발과 생산부터 제조와 유통, 판매까지 담당하게 됐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에 분리돼 있던 생산과 유통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전기자전거사업을 더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전기자전거사업에서 성공도 경험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통 자전거시장에서 2천 대 이상 팔면 베스트셀러라고 본다. 만도풋루스 1세대는 고가 전기자전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500대 이상 판매됐다.

만도는 지난해 전기자전거시장이 활성화한 해외지역에 진출하는데 힘썼다. 만도풋루스는 지난해 상반기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 면세점을 비롯해 유럽지역 프리미엄백화점 7개점에 입점했다.

만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시장에서도 전기자전거의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만도는 갤러리아백화점에 이어 롯데백화점 수원점, 신세계 본점에 만도풋루스 매장을 열었다.

만도 관계자는 백화점에 진출하며 "2세대 만도푸룻스의 출시를 앞두고 국내 판매채널 확충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다양한 접점에서 만도풋루스 노출을 확대해 새로운 도심형 이동수단으로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도는 올해 2세대 만도풋루스를 2천 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몽원, 만도 전기자전거사업 올해 승부 본다  
▲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 2세대, 아이엠

◆ 전기자전거 규제 올해는 바뀔까


전기자전거가 자전거업계의 성장동력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내 전기자전거 규제는 그대로다.

국내에서 전기자전거는 법령에서 ‘원동기장치자전거’와 동일한 규제대상으로 분류된다.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 면허가 의무적으로 요구된다. 그래서 자전거 도로에서 주행할 수 없다.

안전행정부가 지난해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에 포함하도록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위험이 높은 데다 보험가입마저 거부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이마저 무산됐다"며 "올해 국회를 통과하길 바라지만 사회적 통념이라는 벽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전기자전거를 원동기와 동일하게 보는 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많이 나온다.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대부분의 전기자전거는 배터리가 보조해 주더라도 페달을 밟아야 한다”며 “이렇게 자전거를 타면 그냥 봤을 때 전기자전거인지 그냥 자전거인지 구분이 모호해 규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요가 충분한 만큼 법이 개정되면 시장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법이 좀처럼 개정되지 않는 이유는 전기자전거가 사실상 원동기나 다름없다는 사회적 거부감도 한몫한다"며 "올해 전기자전거에 대한 사회적 시각을 바꿀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 홍보와 마케팅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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