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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의 위기, 떠나는 고객 마음 어떻게 잡나

오대석 기자 ods@businesspost.co.kr 2015-02-08 14: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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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날드의 위기, 떠나는 고객 마음 어떻게 잡나  
▲ 스티브 이스터브룩 신임 맥도날드 CEO

패스트푸드 공룡 맥도날드가 휘청거리고 있다.

맥도날드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이 뒷걸음질 했다. 방문객이 줄어든 탓이다.

결국 돈 톰슨 CEO가 사임을 했다. 톰슨을 대신해 스티브 이스터브룩 최고브랜드책임자(CBO)가 오는 3월부터 새로 맥도날드를 이끌기로 했다.

이스터브룩은 햄버거 공룡 맥도날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맥도날드는 지난해 4분기 65억7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억 달러가 넘게 줄어든 수치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21%나 줄었다.

전체 방문객도 줄고 있다. 지난해 맥도날드를 방문한 고객은 세계적으로 3.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는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맥도날드는 본국인 미국시장에서 등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고객이 전년과 비교해 4% 넘게 줄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가장 맛이 없는 버거' 1위에 뽑히기도 했다.

그나마 고객이 늘던 신흥국과 아시아시장도 연이은 위생파동으로 타격을 입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중국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판매해 '쓰레기 고기' 파동에 휩싸였다. 일본매장의 경우 음식에서 플라스틱과 사람의 치아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서방의 제재에 따른 보복의 대상이 됐다. 러시아 당국은 러시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440여 곳에 대한 위생상태 조사를 벌였고 9곳의 매장을 폐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맥도날드의 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돈 톰슨 CEO도“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 어려운 영업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놓았다.

◆ 이스터브룩이 직면한 맥도날드의 딜레마

이스터브룩은 맥도날드가 떨어진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안고 있는 몇 가지 당면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맥도날드가 미국시장에서 소비자를 잡으려면 10~30대 젊은층을 공략해야 한다. 또 안전한 식재료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신뢰회복을 해야 한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젊은층을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의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한 음식을 찾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고 맞춤형 메뉴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타임은 “젊은 세대들은 나가서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맥도날드의 특성은 신세대가 선호하는 것과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맞춤형 메뉴를 도입하고 새로운 메뉴를 늘리는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재료의 투명성을 높여 안심하게 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맥도날드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4개 매장과 호주 일부 지역에서 터치스크린을 통해 빵과 토핑 등 22가지 옵션을 선택하는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 패스트푸드업계의 한 전문가는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기존에 있는 웰빙 푸드 매장으로 가지 굳이 맥도날드에 와서 이런 메뉴를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젊은이들의 이런 추세에 발을 맞추려면 제품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맥도날드의 고급화 전략에 회의적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다. 기존 고객의 외면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맥도날드의 고객은 주로 저렴한 가격에 익숙하다"며 "기존고객들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의 위기, 떠나는 고객 마음 어떻게 잡나  
▲ 돈 톰슨 맥도날드 CEO

◆ 이스터브룩 리더십 발휘할 수 있을까


이스터브룩은 강한 리더십으로 맥도날드를 시장변화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맥도날드가 이런 위기상황에 빠진 것은 비대한 조직과 비효율적 의사결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맥도날드는 전 지역에 동일한 메뉴를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면서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춘 메뉴를 개발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또 이를 위해 기존에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메뉴를 줄여야 한다.

이와 함께 건강한 식재료를 선호하는 추세에 발맞춰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혁신적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그동안 고객의 입맛 변화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마이크 안드레스 맥도날드 미국사업부 대표는 “그동안 직책이 지나치게 많아 기획과 의사소통 과정에서 절차가 겹치고 우선순위가 충돌했다"며 "고객과 소통하기보다 기업 내부의 문제를 중요시하고 효과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많다"고 말했다.

이스터브룩이 행동주의 투자자들에 맞서 경영권을 얼마나 확보할지도 관건이다.

맥도날드는 경영에 직접 개입해 수익을 올리려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입김이 센 편이다. 맥도날드는 최근 주주배당률을 4%로 올리기도 했다.

미국 CNBC는 "맥도날드는 경영에서 경영진의 재량권이 적은 편"이라며 "실적악화로 그렇지 않아도 적은 권한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 이스터브룩은 누구인가

이스터브룩은 올해 48세의 나이로 맥도날드 CEO에 올랐다.

이스터브룩은 영국과 유럽시장에서 맥도날드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그는 2006년 영국 맥도날드 대표에 부임한 뒤 맥도날드의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이스터브룩은 영국 맥도날드 제품의 나트륨 사용량을 줄였다. 또 신선한 식재료를 도입했다. 그는 커피의 질을 개선하고 유기농 우유를 추가하기도 했다.

또 매장 리모델링, 공격적 홍보정책, 새로운 인턴십 제도를 통해 대외 이미지 개선에도 힘썼다.

이런 성과를 통해 2008년 북부유럽지역의 대표가 됐다. 그뒤 이 지역매출을 10%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스터브룩은 1993년 맥도날드에 입사했다. 2011년 피자익스프레스 CEO로 자리를 옮긴 뒤 1년도 지나지 않아 일본 우동 체인점 와가마마 대표로 이직했다. 그는 2013년 맥도날드의 최고브랜드책임자(CBO)로 다시 돌아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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