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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고속 인수가격 낮출 수 있을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2-07 17: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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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고속 인수가격 낮출 수 있을까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고속을 놓고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가 극심한 갈등을 빚는 데에 금호고속 몸값에 대한 큰 의견차이가 근본원인으로 존재한다.

사모펀드는 금호고속의 가치가 높을 때 가급적 비싸게 팔려고 하지만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가능한 한 낮은 가격에 되찾으려고 한다.

사모펀드는 금호고속의 몸값을 5천억 원 정도로 보고 있는 반면 박 회장은 2천억 원 정도가 적절하다고 평가한다.

더욱이 다음날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금호고속의 가치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몸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양측은 시간을 놓고도 다툼을 벌이고 있다.

◆ 금호고속 가치는 얼마나 되나

금호고속 몸값은 매각시기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호남고속철도가 다음달 개통되면 금호고속의 수익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와 서울을 오가는 시간이 1시간36분으로 줄어 버스 이용객이 KTX로 이동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호남고속철도(KTX)가 개통되면 서울과 광주를 오가는 고속버스 이용객 100명 가운데 37.6명이 버스 대신 KTX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금호고속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로 나타나면 금호고속의 몸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금호고속의 지분을 보유한 IBK펀드는 가급적 빨리 금호고속을 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 금호고속 매각시기가 가급적 지연될수록 유리할 수밖에 없다. 금호고속 몸값뿐 아니라 당장 금호산업 인수에 주력하는 데 시간을 벌 수도 있다.

이런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금호고속 대표이사 해임과 선임을 놓고 양측은 법정공방까지 갈 정도로 갈등을 겪고 있다.

금호고속은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대응해 침대형 버스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KTX가 가지 않은 곳을 위주로 노선을 늘린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금호고속은 현재 국내 고속버스 시장에서 점유율 38%를 유지하고 있다. 2위 기업의 점유율은 10%대다.  금호고속은 2012년 506억 원, 2013년 5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꾸준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금호고속은 현재 200여 개 노선에서 800여 대의 고속버스을 운행하고 있다. 다른 고속버스업체들보다 훨씬 큰 규모다.

금호고속은 호남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부산-경주 노선을 단독으로 운행하는 것을 비롯해 부산-서울, 부산-광주, 울산-광주 등 영남권 노선도 적지 않다.

최근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금호고속은 중국에서 700여 대의 차량으로 140여 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2013년 매출 1227억 원을 기록했다.

금호고속의 전신은 1946년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광주택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2년 금호고속을 금호산업에서 분리해 IBK펀드에 매각했다.

◆ 누가 금호고속에 눈독 들이나

SK네트웍스는 지난해 금호고속의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와 금호고속 인수와 관련한 비밀유지협약(NDA)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했지만 인수의향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실시된 예비입찰에 국내외 사모투자펀드 4~5곳이 참여했다.

SK네트웍스는 KT렌탈과 금호고속 인수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 KT렌탈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가 KT렌탈 인수에 실패할 경우 다시 금호고속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금호고속은 그동안 다른 기업이 인수하기 어려운 매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금호고속의 우선매수권을 박삼구 회장이 지니고 있는 데다 호남을 대표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이자 계열사라는 점이 그런 인식을 뿌리내리게 했다.

그런데 SK네트웍스가 예전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앞으로 금호고속 인수전이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호반건설이 금호고속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말도 업계에서 나왔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사들인 데 이어 금호고속 투자제안서도 받아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호반건설은 금호고속과 마찬가지로 호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과 최근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합병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금호고속 인수설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IBK펀드는 현재 금호터미널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의 우선매수청구권이 소멸된 뒤 다시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IBK펀드는 오는 14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금호터미널에 우선매수권 행사와 관련한 최종 제안을 전달하려고 한다. 박삼구 회장이 다음달 2일까지 이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을 소멸시키겠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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