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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자본, 국내 금융회사 인수하러 몰려온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2-05 14: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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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단독 참여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안방보험그룹 외에도 여러 중국계 금융자본이 지난해부터 국내 금융회사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계 금융자본은 막대한 자금력과 한국-중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등에 업고 국내 인수합병시장에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동양생명,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매각 가능성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보고펀드가 보유지분 57.5%를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매각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최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자본, 국내 금융회사 인수하러 몰려온다  
▲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
동양생명은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총자산 19조6936억 원을 보유해 생명보험업계 8위에 올랐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199억 원을 냈다.

보고펀드와 안방보험그룹은 동양생명 인수가격을 약 1조1천억 원대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이 안방보험그룹에게 인수될 경우 금융위원회에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동양생명은 금융위가 대주주 변경을 승인할 경우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에 이어 중국계 자본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안방보험그룹은 덩샤오핑 전 중국 군사위원회 주석의 딸 덩난의 사위인 우샤오후이 회장이 2004년 설립한 중국 종합보험회사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 자산운용업까지 취급하면서 중국 고객 2천만 명을 확보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122조 원에 이른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11월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본입찰에 홀로 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안방보험그룹은 그때 본입찰이 유효경쟁 미성립으로 유찰된 뒤에도 여전히 우리은행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금융권의 일부 관계자들은 동양생명 인수전에 안방보험그룹뿐 아니라 다른 중국계 금융회사들도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중국 평안보험과 푸싱그룹도 현재 동양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안방보험그룹의 브랜드와 경영능력을 아직 파악하기 힘들지만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것을 보면 인수합병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 한국 금융회사 넘보는 중국계 자본

중국계 금융자본은 지난해 초부터 한국 금융시장의 문을 잇달아 두드리고 있다.

대만 유안타금융지주는 계열사인 대만유안타증권을 통해 지난해 3월 동양증권을 인수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10월 유안타증권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유안타금융은 중국의 영향력을 받는 아시아지역에 증권회사 영업점 167개를 거느린 범중화권 기업이다.

중국 푸싱그룹도 지난해 4월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KB금융지주에 밀렸다. 푸싱그룹은 KDB생명을 놓고도 실사작업까지 했다가 지난해 6월 포기했다. 푸싱그룹은 최근 현대증권 예비입찰에도 참여했으나 본입찰에서 발을 뺐다.

푸싱그룹은 궈광창 회장이 1992년 설립한 이래 제약부터 금융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민간기업이다. 2013년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 ‘원체이스 맨해튼플라자 빌딩’을 7억2500만 달러에 사들여 자금력을 입증했다.

중국 신화롄그룹도 최근 KT캐피탈 인수전에 참여해 미국계 사모펀드(PEF) 제이씨플라워즈와 맞붙는다. 신화롄그룹은 중국 500대 기업 안에 들어가는 종합부동산기업이다. 지난해 350억 원을 투자해 제주도에 리조트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중국계 금융자본은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증권과 보험 등 제2금융권 기업을 곧바로 인수하려 한다. 일본계 자본이 대부업계부터 시작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으로 발을 넓힌 것과 다른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4천조 원 이상 보유한 외환을 해외기업 인수합병에 투자하는 일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지난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국내에 진출하기 편한 환경이 된 것도 영향을 줬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금융회사들의 해외투자를 유도해 금융분야를 글로벌산업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중국 금융자본이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아 한국 금융회사를 인수하려는 시도를 막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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