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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가 날고 삼성전자는 기고, 무엇이 차이를 가르고 있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8-17 14: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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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보이며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어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역량을 집중하며 부품 제조사의 성격이 짙어지는 반면 애플은 스마트폰과 콘텐츠, IT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를 가른 이유로 꼽힌다.
 
애플 주가 날고 삼성전자는 기고, 무엇이 차이를 가르고 있나
▲ 팀 쿡 애플 CEO.

16일 미국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보다 1.46% 올라 역대 최고가인 213.32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조300억달러(약 1160조 원)에 이르렀다.

애플은 주가 상승에 힘입어 8월 초부터 세계에서 유일한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후에도 꾸준한 오름세가 이어지며 세계 최대 전자업체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에서 애플의 최대 경쟁사로 평가받는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계속된 하락세를 보이다 16일 52주 신저가인 4만4250억 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를 보인 뒤 지금까지 약 23% 떨어졌고 애플 주가는 같은 기간 28% 안팎의 상승폭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올해 애플을 뛰어넘는 실적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약 240조 원, 영업이익 57조 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애플의 지난 회계연도(2016년 10월~2017년 9월) 매출은 2292억 달러(약 258조 원), 영업이익은 613억 달러(약 59조 원)로 삼성전자보다 소폭 앞서지만 큰 차이가 없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늘린 만큼 애플의 실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증권가에서 유력하게 나온다.

하지만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4.1배 정도로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격차가 크다.

주가에는 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미래 성장성과 경영 안정성, 투자자 성향 등 여러 요소가 반영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이를 고려해도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6만5천 원에 이른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공백과 정부의 재벌 개혁 기조, 반도체업황의 불확실성 등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 이 부회장이 공식 행사에 등장하고 삼성그룹의 180조 원 투자계획을 내놓아 경영 공백 우려와 정부의 압박에서 사실상 벗어난 뒤에도 주가는 오히려 더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결국 반도체업황 변수에 따른 '외풍'에 취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의 80% 정도를 메모리반도체에서 낼 것으로 추정되는 등 부품 전문업체로 변해가고 있는 점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소비자 대상 제품에서 글로벌 최고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제 사업의 비중은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부품사업에 쏠리고 있다.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 역시 대부분이 반도체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이어진 반도체 호황기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삼성전자가 급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의 상황에는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불확실성이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아이폰 단일 상품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수익원을 발굴해 성과를 냈다는 차이가 있다.
 
애플 주가 날고 삼성전자는 기고, 무엇이 차이를 가르고 있나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

앱스토어와 아이튠즈 등 자체 콘텐츠 플랫폼, '애플페이' 등 모바일 서비스의 성공으로 애플은 스마트폰업체인 동시에 콘텐츠기업이자 IT서비스기업으로 정체성을 계속 확장해가고 있다.

애플이 이를 통해 여러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고 각 사업들 사이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점이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TV와 스마트폰에서 확보한 브랜드 경쟁력을 반도체사업에서 활용하기 어렵다. 반도체사업 특성상 다른 분야로 영역을 넓히기도 한계가 있어 지속 성장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

결국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 의존을 충분히 낮출 만큼 다른 사업분야에서 성과를 증명하기 전까지 주가가 반도체업황과 같은 외부 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CNBC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반도체의 부진으로 주가가 올해 크게 떨어지자 대응책으로 인공지능과 5G 등 신사업에 25조 투자계획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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