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18-08-10 15: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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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소득 대체율 인상과 함께 보험료율 인상 문제가 하반기 경제분야 최대 사회적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제4차 재정추계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가 가세하면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왼쪽)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1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노동계는 최근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 인상과 관련해 사회적 논의를 즉각 시작하라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9일 ‘국민연금 기금 고갈론의 굿판을 걷어치우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라’, 한국노총은 6일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 필요하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각각 내고 국민연금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보건복지부는 5월 민주노총과 정책간담회에서 사회적 논의를 약속했지만 지금껏 어떤 시도도 하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지 않으면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하반기 총력투쟁의 주요 의제로 삼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뿐 아니라 공공운수노조, 전국사회보장기관 노조연대 등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소득 대체율 인상과 관련한 보건복지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43번째 과제로 ‘고령사회 대비,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생활 보장’을 선정하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2018년 국민연금 재정계산과 연계해 사회적 합의 하에 추진하겠다’는 세부과제를 넣었다.
노동계는 이를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주장하는 셈인데 17일 보건복지부의 제4차 재정계산(재정추계) 발표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이 문제에 뛰어들고 있다.
노동계는 국민연금의 낮은 보장성은 국민의 노후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물론 사적 연금시장의 활성화에 따른 민간보험사의 이해관계로 이어진다며 소득 대체율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소득 대체율은 40년 동안 국민연금을 냈다는 가정 아래 국민연금에서 매월 지급받는 연금을 가입 기간 평균 월 소득으로 나눈 값인데 현재 45%에서 2028년 40%까지 낮아지도록 설계돼 있다. 가입 기간 40년을 채우지 못하면 더 낮아지는데 실제 가입 기간을 반영한 값은 2017년 기준 24%에 그친다.
노동계는 하반기 새롭게 의제로 설정한 이번 사안에서 쉽사리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노동계는 상반기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서 산입범위 변경을 막지 못했는데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위한 인상률도 확보하지 못했다.
소득 대체율 인상 논의는 보험료율 인상 논의를 동반하면서 최저임금만큼이나 경제분야에서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민연금은 기금 안정성을 전제로 운영되는 만큼 소득 대체율 문제는 언제나 보험료율 조정과 함께 논의돼 왔다. 국민연금은 준조세적 성격을 띠고 있어 보험료율 조정은 국민적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는 17일 공청회에서 소득 대체율을 45%로 유지하면서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3%로 올리는 방안,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늘리는 방안 등 여러 논쟁적 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공청회 이후 10월 말까지 정부의 제4차 국민연금운영계획을 확정한 뒤 국회에 제출할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국민연금제도 개편 문제는 이미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0일 해명자료를 내고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의무 납입 기간 확대, 보험료 부과소득 상한선 조정 등은 “(확정된) 정부 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재정추계위원회·제도발전위원회·기금운용발전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17일 공청회에서 공개한 뒤 이를 바탕으로 10월 말까지 정부의 제4차 국민연금 운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연금 운영계획을 수립한 뒤에는 정부안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된다. 소득 대체율과 보험료율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법 개정이 필요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