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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 수소전지차 왜 반값으로 할인하나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2-02 17: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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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가격을 절반 가까이 내렸다.

현대차가 이렇게 결정한 것은 수소차량시장에서 경쟁자인 토요타의 미라이가 출시 첫 달부터 싼 가격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앞세워 시장에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 수소전지차 왜 반값으로 할인하나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국내시장에서 수소차의 판매량이 늘리려면 수소차 보급과 확산을 앞당기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자동차가 2일 차세대 친환경차인 투싼ix 수소차 가격을 43.3% 인하한다고 밝혔다. 투싼ix 수소차는 대당 가격이 1억5천만 원이었지만 이번 조치로 가격이 8500만 원으로 떨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ix 수소차의 해외판매 가격 인하도 검토중”이라며 “시장상황에 맞춰 구체적 인하폭과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국내시장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에서 투싼ix 수소차량을 판매해 왔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투싼ix 수소차를 글로벌시장에 약 200여 대 판매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 출시 2년여 동안 고작 26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차가 투싼ix 수소차의 가격을 인하한 것을 놓고 경쟁모델인 토요타의 미라이 판매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요타는 지난해 12월 수소차 미라이를 일본시장에 출시했다. 미라이는 출시 된지 한 달 만에 1500여 대가 팔리는 등 예상을 뒤엎고 시장에서 크게 선전하고 있다.

토요타는 미라이 양산 1호차를 아베신조 일본총리 공관용 차량으로 납품한데 이어 수소차 관련 특허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토요타보다 수소차 개발과 상용화는 빨랐지만 보급과 확산에서 뒤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수소차 가격을 인하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정부가 앞장서 수소차 보급과 확산에 힘써야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에서 수소차 보급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에 수소충전소는 서울 3곳을 포함해 전국을 다 합쳐 20곳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정부는 지난해 6월 수립된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에서 수소차 1대당 200만~300만 엔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은 지원안을 내놓았다. 올해는 수소차 보급을 위해 400억 엔을 시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정부는 또 지난 12월 미라이 출시에 맞춰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차 충전소 1천 개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베신조 일본총리는 미라이를 인도받는 자리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은 수소사회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정부가 내놓은 안이 상당히 구체적인 데 반해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수소차량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몽구, 현대차 수소전지차 왜 반값으로 할인하나  
▲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7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현대차와 손잡고 수소생산과 충전을 연결하는 융합 스테이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소차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내용은 담겨있지 않아 아쉬움을 낳았다.

현대차가 이번 투싼ix의 가격을 큰 폭으로 낮췄지만 현실적으로 수소차 보급을 늘리려면 정부가 우선적으로 구매에 나서야 된다는 주문도 나온다.

토요타 미라이의 경우 지금까지 팔린 1500여 대 가운데 개인이 구입한 차량은 660여 대다. 나머지 840여 대의 차량을 정부와 지자체 등이 구입했다. 미국도 각국의 미국 대사관용 차량으로 순수 전기차인 GM 볼트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을 투싼ix 수소차 1호 구매자로 선정해 차량을 증정하는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그 뒤 정부기관과 지자체 등에서 전혀 구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ix 수소차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림에 따라 구매부담을 크게 줄여 국내 수소차 보급이 한층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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