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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권오준 회장은 올해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에 온힘을 쏟으려 한다.
권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화두를 ‘재무적 성과 창출’로 내세웠다. 구조조정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권 회장 스스로 성과를 내기가 만만찮다고 털어놓는다.
권 회장은 24일 왕양 중국 부총리와 오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사업 구조조정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지만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 단기간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며 "구조조정 작업에 대해 너무 급하게 성과를 얻으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주가하락,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신용평가를 받기 시작한 1994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정준양 전임 회장 시절 단행한 공격적 인수합병이 그대로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세계적 철강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도 한몫했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포스코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계열사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당시 포스코 계열사와 관계사는 47개에 이르렀다. 권 회장은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하는 곳과 주력인 철강과 무관한 곳을 쳐내며 '군살빼기'에 들어갔다.
일각에서 포스코의 구조조정 속도가 너무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의 느린 의사결정과 보수적 성향, 공기업식 조직문화가 구조조정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 자사주 매입하며 구조조정 의지 보여
권 회장은 올해도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한다. 권 회장은 지난해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등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을 강화했다.
권 회장은 이런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최근 자사주 1억 원어치를 매입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지난 8일과 12일에 각각 300주와 70주의 포스코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로써 권 회장이 보유한 포스코 주식 수는 1620주로 늘어났다.
권 회장이 새해 들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주가는 계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권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포스코의 실적개선과 주가부양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취임한 뒤 포스코의 구조조정에 주력했다.
포스코는 광양LNG터미널 지분 일부, 포스화인,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사업부, 포스하이알, 포스코우루과이,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백화점 3곳, 포스코특수강 등의 매각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포스화인,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백화점, 포스코특수강 매각만 이뤄진 상태다. 권 회장은 올해 들어서도 “올해도 계열사를 많이 팔겠다”며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올해도 구조조정 계속
권 회장은 최근 포스코가 미국 강관생산 합작사 ‘USP’의 지분 매각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구조조정의 의지를 거듭 보여줬다.
USP는 포스코가 2007년 세아제강, 미국 US스틸과 함께 북미 강관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다. 최근까지 매년 1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포스코는 현재 광양LNG터미널과 포스코엠텍의 도시관광사업부, 포스하이알, 포스코우루과이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광양LNG터미널은 4천 억~5천 억 원대에 매각될 경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7월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뒤 아직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양LNG터미널은 성장잠재력은 높지 않지만 꾸준히 안정적 수익을 내는 곳이다.
포스코는 보유하고 있는 광양LNG터미널의 지분 100% 가운데 49%를 매각하려고 한다. 운영권은 그대로 보유하고 지분만 팔아 현금만 확보하려는 것이다.
포스하이알은 최근 자산실사를 추진하는 등 매각추진에 앞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포스하이알은 초고순도 알루미나를 제조하는 포스코엠텍의 자회사다. LED시장이 침체되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적어 매각 후보에 올랐다.
포스코엠텍 도시관광사업부도 여전히 인수후보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우루과이도 아직 인수후보를 찾지 못했다. 권 회장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포스코우루과이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은 매각을 해도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현재 1천억 원에도 못 미치는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계열사 가운데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상장을 추진한다. 권 회장도 최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의 상장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 40%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은 기업공개(IPO) 전 투자자에게 지분을 파는 '프리IPO'로 추진되는데 포스코는 지분을 매각할 경우 최대 1조 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포스코에너지도 최근 정부의 연료전지사업에 참여해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만간 기업공개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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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
◆ 올해부터 재무구조 개선 효과 전망
포스코는 올해 본격적으로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각한 자산의 매각대금의 입금이 올해 시작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포스화인을 매각하며 300억 원 가량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이에 앞서 포스코특수강도 세아그룹에 1조1천억 원에 매각했다.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놓고 내부에서 이견이 나오고 노조의 격렬한 반대가 이어졌지만 권 회장은 매각을 밀어부쳤다.
특히 권 회장은 포스코특수강 매각 과정에서 알짜 계열사를 매각해서라도 확실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계열사 소유의 유통사업도 정리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경남 창원 대우백화점과 부산 대우백화점 센트럴스퀘어를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포스코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다이아몬드플라자 백화점도 롯데그룹에 넘겼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7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권오준, 정기인사에서 어떤 방향을 제시할까
권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은 당장의 수익성과 상관없이 끌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대표적인 곳이 포스코플랜텍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적자가 누적돼 권 회장이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권 회장은 포스코플랜텍이 매물 가치가 떨어져 매각 가능성이 낮은 데다 이미 많은 자금이 투입된 만큼 떠안고 가기로 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유상증자를 통해 6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포스코플랜텍에 지원했다. 포스코플랜텍이 조선과 해양플랜트사업을 완전히 정리하고 강점을 보였던 화공플랜트사업에 집중하면 회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권 회장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포스코플랜텍의 적자사업인 해양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포스코에서 기획과 재무분야 전문가를 포스코플랜텍에 투입해 경영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당분간 포스코플랜텍의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가수주 물량이 남아있는 데다 업황 불황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추가 지원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가 지분을 보유한 곳 가운데 가장 큰 적자를 낸 호주 로이힐 광산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 호주 광산 프로젝트는 2013년 3022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3분기 843억 원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 흐름에서 벗어났다.
포스코는 이 광산에서 올 9월부터 연간 5500만 톤의 철광석을 생산해 앞으로 27년 동안 안정적으로 철광석을 보급받을 수 있게 됐다.
권 회장은 곧 임원진 인사를 단행한다. 권 회장의 경영철학이 올해도 유지되는 만큼 큰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큰 폭의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매년 3월 정기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빠른 체질 개선 등 효율적 구조조정 작업을 위해 1월 중에 인사를 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